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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산후 조리원, 美 산모들에게 인기폭발 한세희 기자 2024-03-15 10:12:33
1박에 1천 달러 넘어도 예약자 넘쳐 ••• 뉴욕버지니아캘리포니아 등지에 속속 개원

캘리포니아에 신규개업하는 업체에는 대기자만 4천여명 
••• 6천만 달러 투자 받아 



                    미국인 산모가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보람 산후조리원'에서 관계자로 부터 수유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있다. 


한국식 산후조리원이 미국 산모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1박에 1천 달러를 넘는 고가(高價) 이기 때문에 주로 출산을 앞둔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중저가 산후조리원이 등장하면 서민층까지 관심이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벤치마킹한 고급 산후조리원이 미국 곳곳에 생겨나며 산후조리 산업이 태동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대표적 예로 소개한 곳은 맨해튼에 위치한 '보람 산후조리원(Boram Care . 119 웨스트 56가)'이다. 

이 곳은 지난 2022년 한인 남보람 씨(공동창업자)가 여성들이 출산을 해도 뉴욕에는 몸조리를 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창업한 조리원이다. 남 씨는 호텔업계에서 일하다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 회복이 쉽지 않았던 경험이 계기가 돼 조리원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람 산후조리원 입실 가격은 1박에 1천50 달러로 비싸지만 하루 평균 8건의 예약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는 지난해보다 48% 늘어난 수치다. 이곳에서는 24시간 모유 수유 지원은 물론이고 신생아 목욕시키기 등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또한 하루 3끼 식사는 방으로 배달되며 부모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자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지켜 볼 수 있다.


또한 버지니아주 타이슨스 지역에 위치한 '사누 산후조리원(SANU Postnatal Retreat)'의 경우 1박이 1천45 달러인데, 이곳에서는 최대 12주간 머물며 몸을 회복하고 육아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5일 캘리포니아주 다나포인트 소재 '월도프 아스토리아 모나크 비치리조트 & 클럽'에 문을 여는 '아마 산후조리원(Ahma & Co)'은 개업도 하기 전에 대기자만 4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6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아마는 앞으로 산후조리원이 유망한 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표적 업체이다. 

아마는 1박이 1천6백50 달러이며 식사와 아기 수유, 산모 마사지 등 산후 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처럼 배우자의 입실이 허용되고 새벽에도 24시간 아기를 돌봐주는 한편 산모의 회복을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후조리원들도 이미 맨해튼,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대도시에 자리잡았다. 



                   샌프란시스코 '빌리지 산후조리원'에 머무는 미국인 산모가 자녀를 안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블름버그에 따르면 작년 12월 아들이 5주 일찍 태어난 아이라 레돈디에즈 씨는 병원에서 곧장 샌프란시스코 소재 '빌리지 산후조리원(The Village Postnatal Retreat Center)'으로 향해 6박 7일을 머물렀으며 총 비용은 6천3백 달러였다.


레돈디에즈 씨는 "산후조리원에 머물며 숙면을 취하고 회복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산모가)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편안함을 느꼈다. 그런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큰 일이었으며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산후 조리와 관련된 사업은 앞으로도 미국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Research) 회사 '퓨처 마켓 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는 조리원을 포함한 출산 코칭(Coaching) 시장이 오는 2033년 2백57억 달러 규모로 늘어나 2023년 보다 79% 증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후조리는 미국인들에게는 신선한 문화지만, 한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는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와 달리 미국의 경우 산후 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또한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모에게 육아 휴직을 보장하지 않는 고소득 국가이기도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대다수 미국 산모들은 병원에서 출산하고 바로 집으로 가야만 한다"며 "부유한 미국인들조차 다른 나라에서는 흔한 일인 보살핌과 이해를 갈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는 산모 10명 중 8명이 출산 후 조리원에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보육 수업을 받는다"며 "대만도 호텔과 병원이 혼합된 센터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아마 산후조리원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에스더 박 씨는 "미국은 출산 후 스스로 빨리 회복하는 것을 강조하는 문화가 있다. 산모를 대하는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지역 사회가 체계화된 방식으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세희 기자


       버지니아 '사누 조리원'이 웹사이트에 게시한 홍보용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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