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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주민자치기구, '오토 웜비어 길' 지정 청원안 부결 윤병진 기자 2024-09-06 17:34:56

커뮤니티보드 6지역 교통분과위, 뉴욕시 의회에 안건 상정 않기로 ••• "오토 웜비어가 도로명 지정요건인 '인류에 대한 기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북한인권단체 "도로명 지정위해 서명운동시의원 상대 설득작업 등 계속 추진하겠다" 




4일 열린 뉴욕시 맨해튼 커뮤니티보드 6지역 교통분과위원회 화상 회의에 한국에 있는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오른쪽 위)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보드 6지역 교통분과위원회 유튜브 캡처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주유엔북한대표부 앞 도로명을 ‘오토 웜비어 길(Otto Warmbier Way)’로 지정해달라는 북한인권단체의 청원안을 주민자치기구(커뮤니티보드)가 4일 부결했다. 


하지만 청원을 주도한 북한인권단체 뉴코리아여성연합(대표 이소연)은 도로명 변경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시 맨해튼 커뮤니티보드 6지역 교통분과위원회(위원장 제이슨 프로이모위츠)는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오토 웜비어를 기리는 도로명 지정 안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날 위원회는 찬반 양쪽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지 않겠으며 시의회에 공식적으로 안건 검토를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주민자치기구 차원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더 이상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뉴코리아여성연합 측은 지역 시의원을 설득해 시의회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구 시의원인 키스 파워스(Keith Powers.뉴욕시 4지역구)의원이 과거부터 웜비어 길 지정에 반대한 이력이 있어 이 문제가 시의회에 상정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을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커뮤니티보드 6지역의 한 관계자는 "교통분과위원회에서 시의회에 이 안건을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면 파워스 의원도 어쩔수 없이 찬반투표에 참석해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위원회가 이 안건을 시의회에 상정조차 안하겠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과거부터 '오토 웜비어 길' 지정에 반대하고 있는 키스 파워스 뉴욕시 의원(4지역구). 파워스 의원은 주유엔북한대표부가 위치한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날 회의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2017년 6월 미국 송환 직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당시 22세.버지니아대 재학)를 기리기 위해 주유엔북한대표부가 위치한 맨해튼 2번가와 44가 교차점을 ‘오토 웜비어 길’로 지정해 달라는 뉴코리아여성연합의 청원에 따라 열렸다.


이날 이소연 대표는 회의 종료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시의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여론을 형성해 나가겠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지지 서명을 계속 받는 한편 파워스 의원과의 접촉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이달 열리는 유엔총회에 맞춰 유엔 본부와 각국 유엔 대표부에 '오토 웜비어 길' 지정 지지 서한을 보내겠다"면서 "그 결과를 파워스 의원실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통역사와 함께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는 "웜비어의 죽음은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단면적인 사례"라며 "'오토 웜비어 길' 지정을 통해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 행위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반대측 위원들은 "도로명 지정을 위해서는 지정요건인 ‘인류에 대한 기여’가 명확해야 하는데 오토 웜비어는 그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의견을 내 놨다. 


회의를 주재한 제이슨 프로이모위츠(Jason Froimowitz) 위원장 역시 “당시의 상황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웜비어의 가족과 그의 죽음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자말 카쇼기 길(Jamal Khashoggi Way)' 명명에서와 같이 인류에 대한 (웜비어의) 특별한 공헌이 입증됐는지 확신할 수 없다. 카쇼기와 웜비어의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말 카쇼기 길'의 경우 청원자는 카쇼기가 언론적 측면에서 인류에 상당한 공헌을 했고 언론 활동의 결과로 처형됐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포로이모위츠 위원장이 언급한 자말 카쇼기는 미국 거주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으로서 사우디 정부를 비판했다가 지난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에 의해 살해된 인물이다. 


반면, '오토 웜비어 길' 지정 찬성 위원들은 웜비어가 사회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없었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점을 언급하며 "웜비어 길 지정이 인권 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웜비어 길 지정 노력은 2019년 공화당 소속 조셉 보렐리(Joseph Borelli) 시의원이 관련 조례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지만 시의회에서는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6년 북한 여행 중 평양의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7년 6월, 억류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숨졌다.


윤병진 기자


<아래 링크를 누르면 관련기사를 볼 수 있음>

http://newsmakerusa.com/news/view.php?idx=551

http://newsmakerusa.com/news/view.php?idx=524


북한인권단체가 '오토 웜비어 길' 지정을 요청한 맨해튼 2번가와 44가 교차점에 위치한 '디플로맷 센터'의 모습. 이 건물 13층에 주유엔북한대표부가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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