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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취재>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이 김정숙 여사로부터 30만 달러 받아 착복했다”는 소문의 진실 임종규 • 최영수 기자 2024-06-03 11:03:36




지난 2017년 9월 20일 오후 플러싱에 위치한 뉴욕한인봉사센터(KCS)내 경로회관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당시)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동포노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여사 지시로 현금 30만 달러가

외교행낭에 담겨져 뉴욕에 도착?”

 

 

지난 20188월과 20192뉴욕의 부정기 간행물은 두 번의 발행을 통해 모두 네 차례(꼭지)에 걸쳐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김광석 뉴욕한인봉사센터(KCS: Korean Community Services of Metropolitan New York) 회장(현 뉴욕한인회장)2018년 초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로부터 불법 기금 30만 달러를 받아 이를 착복했다. 본지는 김 회장에게 이 돈에 대한 출처와 사용처를 밝히라고 했다하지만 김 회장은 이를 밝히길 거부하고 201812월, KCS 회장을 자진 사퇴했다김 회장은 이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하라” 


이 같은 기사가 담겨진 12페이지짜리 타블로이드(Tabloid)판 간행물은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에 다량으로 배포됐다간행물은 이 기사를 게재하면서 ‘KCS 김광석 회장은 30만불 불법기금 해명하라’, ‘KCS 회장 김광석은 사퇴해야한다 ••• 장기집권은 부패 원산지’, ‘김광석 회장에게 30만불 준 사람은 문재인 정부 영부인 김정숙 여사’, ‘KCS 김광석 회장의 사퇴는 당연하다’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이 기사가 게재된 간행물이 배포됐으나 김 회장은 이에 대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한인사회의 의혹을 증폭시켰다그 동안 본지에는 수차례에 걸쳐 이 기사를 제대로 취재해 줄 것을 요구하는 독자들의 전화가 걸려왔다20188월 기사가 최초 보도되고 이해 12월, 김 회장이 KCS 대표직을 스스로 물러나면서 이 기사의 진실은 미궁(迷宮)에 빠졌다



                      

      김정숙 여사가 김광석 회장에게 불법기금 3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S 부정기 간행물의 2019년 2월 기사(위 사진)와 2018년 8월 기사(아래 사진).  



세월이 흘러 이 기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지만 잊지 않고 있는 한인들도 적지 않았다그러던 중 이 기사 내용이 지난 28김광석 회장이 제38대 뉴욕한인회장에 입후보 하면서 재소환 됐다거의 46개월만의 일이었다뉴욕한인회장 선거전이 치러지자 김 회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독자들의 전화가 다시 본지에 걸려오기 시작했다주로 우파 한인들이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김정숙에게 30만 달러를 받아 착복했다면 큰 문제 아닌가”, “현금 30만 달러가 외교행낭에 담겨져 뉴욕에 도착했다고 한다”, “김정숙과 돈을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면 김광석 회장후보가 좌파란 얘기냐?”,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나는 김 후보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 등. 


김 회장이 한인회장에 입후보하지 않았으면 묻혔을 기사내용이 다시 한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었다강진영 후보 측 인사들도 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왔다


김 회장이 뉴욕한인회장에 당선되고도 이 문제가 계속 불거진다면 그는 회장직 수행을 제대로 못할 것이 뻔했다자칫 잘 못하면 식물회장이 될 수도 있었다한국 대통령 영부인에게 30만 달러의 거액을 받아 착복한 사람을 어떻게 한인사회의 대표자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문재인 측 김정숙 여사는 2018년 초에 뉴욕에 

간 적이 없다30만 달러 불법기금 기사는 소설

 

  

본지는 뉴욕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만 했다먼저 취재력을 총동원해 간행물 보도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다취재를 마치고 김 회장(당시 한인회장 후보)에게 마지막 질문을 할 계획이었다무척이나 어려울 것 같았던 취재는 의외로 쉽게 풀려나갔다간행물은 지난 2018년 초뉴욕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불법기금 30만 달러를 김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 했다하지만 이 내용은 명백한 가짜뉴스’ 였다. 2018년 초, 김 여사는 뉴욕을 방문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5(2017510일∼202259동안 총 네 차례 뉴욕을 방문했다모두 김 여사와 함께였다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뉴욕 도착 일정과 방문 목적은 다음과 같다20179월 18일(72차 유엔총회 참석차2018923(73차 유엔총회 참석차2019922(74차 유엔총회 참석차2021919(76차 유엔총회 참석차).


문 전 대통령은 20209월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참석하지 않고 한국에서 화상녹화로 기조연설을 했다이날이 922(뉴욕시간)이었다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20개국 국가원수와 53개국의 정부수반이 화상연설로 참석을 대신했다유엔 측은 뉴욕에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자 총회를 비대면(非對面)으로 개최한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관 씨는 김정숙 여사는 문 대통령과 동행해 임기 중 모두 네 번 뉴욕을 찾았다면서 “하지만 김 여사가 단독으로 뉴욕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씨는 특히 뉴스메이커가 질문한 김 여사의 2018년 초 방문은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이라면서 만약 이 때 김 여사가 혼자 뉴욕을 방문했다면 어떻게 언론이 모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여사가 외교행낭에 현금 30만 달러를 담아 뉴욕을 방문했다는 소문에 대해 씨는 큰일 날 소리라고 전제 한 후 만약 그랬다면 미국 정보기관이 당장 백악관국무부법무부 등에 보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S 간행물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미간에 큰 외교문제로 번졌을 사안이라면서 소설을 써도 너무 썼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대통령 영부인이라도 현금 30만 달러를 갖고 미국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현지에서 거액의 현금을 마련했다면 미국 정보.수사기관과 은행의 고액현금 입출금 내역을 보고 받는 국세청(IRS)이 모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의 사퇴압력에도 불구하고

뉴욕 KCS와의 약속을 지킨  주철기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그렇다면 제보를 받고 기사를 작성했다는 간행물의 30만 달러 수수설은 어떻게 된 것일까이를 취재해보니 김 회장이 몸담고 있던 KCS는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 재외동포재단(당시 이사장 주철기)으로부터 30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 받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약속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태로 인해 지연되고 말았다. 20175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출신인 주철기 이사장은 문 정부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었다



 주철기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주 전 이사장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이해 9월 자진사퇴했다. 지난 2016년 7월 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 그는 문재인 정권으로 부터 사퇴압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이사장은 KCS와의 약속을 지켰다재외동포재단은 30만 달러의 기금을 이해 71일, 뉴욕총영사관으로 송금했다이 돈을 받은 영사관은 73일, KCS 은행계좌로 보냈다그러니까 30만 달러는 재외동포재단 뉴욕총영사관 KCS’로 전해진 것이었다. <아래 은행 입금 내역서 사진 참조> 



재외동포재단이 뉴욕총영사관을 경유해 지난 2017년 7월 3일 KCS에 보낸 30만 달러 기금에 대한 은행 거래 내역서. 김정숙 여사가 30만 달러의 불법기금을 김광석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기사는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권의 사퇴압력에 못 견딘 주철기 이사장은 2017년 920일, 3년 임기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결국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이후 주 이사장은 20185월, 뇌종양 판정을 받고 8개월간 투병하다 지난 201928일, 7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주철기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으로 뉴욕한인사회에 선사한 이 돈은 어떻게 해서 김정숙 여사가 불법기금을 김광석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기사로 둔갑했을까.


KCS의 전직 이사 씨는 누군가의 제보를 받고 간행물 발행인 김모 씨가 소설을 쓴 것 같다김정숙 여사는 2017920일, KCS내 경로회관을 방문해 한인 식당에서 주문한 곰탕 4백인분과 함께 한국에서 마련해 온 김치깍두기간장게장 등을 노인 회원들에게 대접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씨는 “S 간행물 측이 이해 9월 김 여사의 KCS 방문과 7월의 기금 입금 사실을 혼합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냈다고 본다김 회장의 소극적인 대응이 헛소문을 키웠다고 말했다이어 씨는 김광석 회장은 사람이 유순하고 점잖지만 카리스마(Charisma)가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면서 이 같은 성격으로 인해 간행물의 가짜뉴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광석 회장은 최근 본지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S 간행물의 보도 후 김모 발행인을 플러싱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강력히 항의 한 적이 있다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하지만 이 같은 가짜뉴스에 대한 해명을 한인사회에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다시간이 지나면 모든 오해가 풀릴 것으로 잘못 생각했다



                          "앞으로는 가짜뉴스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김광석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재외동포재단 측이 당초 뉴욕한인커뮤니티센터(KCCNY: Korean Community Center of New York)와 동일하게 KCS에도 20만 달러의 기금을 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내가 재단 측에 KCS가 커뮤니티센터 보다 조직이나 활동력이 방대하니 기금을 더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 10만 달러가 추가된 30만 달러를 받게 된 것이다


이 기금은 퀸즈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현재의 회관 구입(매입가 750만 달러당시 부족하지만 요긴하게 사용됐다20181219일, 내가 KCS 회장을 물러난 이유는 간행물의 보도 때문이 절대 아니다. 10년간의 회장을 포함, 30년 동안 몸 담았던 KCS를 떠나는 것이 너무 서운했다. 하지만 이제는 KCS의 대표 자리를 차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허무맹랑한 가짜뉴스에 대해 강력히 대응 하겠다” 


김 회장을 곤경에 빠뜨린 문제의 간행물은 지난 20194월호를 끝으로 더 이상 발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정숙 여사의 30만 달러 불법기금 관련 기사는 아직도 S 간행물과 함께 인터넷에 떠 있다.

 


한인회장 선거 하루 전날 가짜뉴스

담은 공개질의서를 신문광고로 게재한

강진영 후보 측은 대오각성 해야

 

 

또한 김광석 회장은 뉴욕한인회장 선거 하루 전날인 6월 10일, 강진영 후보 측(지지자들 포함)에 의해 뉴욕중앙일보(사장 윤정신)에 게재된 가짜뉴스’ 공개질의서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 할 방침이다. 당시 강 후보 측은 뉴욕·뉴저지 유권자 올림이란 익명을 내세워 김광석 회장을 비난하는 11개항의 공개질의서를 중앙일보에 게재했다.


이 가운데 LA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선데이저널(사장 연훈)의 기사를 인용한 질의는 모두 4개 항목 이었다선데이저널 측은 614일 기사를 통해 “뉴욕한인회장 선거와 관계없이 16개월 전에 작성된 KCS 관련기사가 이 광고에서 일부 허위로 인용됐다”며 이 광고를 낸 측은 이 광고에 허위내용을 실은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고 뉴욕·뉴저지 유권자 모임이라고 한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본지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해 왔다

나는 KCS 수리비용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다. 201812KCS 회장에서 물러난 이후의 수리비용이나 대출금 변화 등은 나와 무관하다허위 공개질의서에 대한 전체적인 답변은 준비했다조만간 언론사에 자료를 배포하려 한다” 


한편 전직 뉴욕한인회장 씨는 선거 하루전에 벌어진 강진영 후보 측의 허위 공개질의서에 대해 이 같은 가짜뉴스를 담은 광고를 받아 확인작업도 없이 게재한 뉴욕중앙일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씨는 시간이 촉박한 김광석 후보 측이 대응을 못하게끔 강 후보 측이 또다시 꼼수를 부렸다면서 “‘꼼수의 달인인 강 후보 측은 ▲ 노인비하 글 유포 ▲ 친북좌파 세력의 지지 ▲ 두 차례에 걸친 정기총회 장소 개최지 변경 논란 ▲ 후보자의 한국어 독해력 부족 및 사용미숙 ▲ 한인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미비 등으로 인해 이미 패배가 예견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씨는 이번 선거는 강 후보 측 뿐만 아니라 사실상 북한식 기명투표를 실시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원부위원장 이상호)로 인해 최악의 선거로 기록 될 것이라면서 잘 못을 저지르고도 한인사회에 사과 한마디 없는 선관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임종규 선임기자 • 서울=최영수 기자



            지난 6월 10일 뉴욕중앙일보는 가짜뉴스에 대한 확인절차도 없이 한인회장 선거 하루 전날 강진영 후보 측이 주장하는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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