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원사업인 항공업 진출 노리는 대명소노그룹, 티웨이항공 이어 에어 프레미아 인수까지 노려 ••• 항공업계 “에어 프레미아 경영권 변화 없으면 고객들에게 지금 같은 피해 계속 줄 것”
뉴저지 뉴왁~인천 노선을 비롯 LA, 샌스란시스코 등 미주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한국 ‘에어 프레미아(Air Premia)’ 항공의 자본잠식과 지각운항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항공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한국 국토교통부는 에어 프레미아에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항공 사업법에 따라 50% 이상의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부분 자본잠식은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 완전 자본잠식은 자기자본이 바닥난 상태를 의미한다.
에어 프레미아의 자본잠식률은 2022년 66.9%, 2023년 82.1%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에어 프레미아가 국토부 개선명령 이후에도 2년간 자본잠식이 유지되면 항공운송사업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에어 프레미아의 재정상태가 나빠진 이유는 경영진의 ‘무리한 욕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행기 6대를 갖고 단거리 노선부터 운항하며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 나가지 않고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항하다 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보다 컸기 때문이다.
에어 프레미아가 이 난국(亂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단기적으로는 유상 증자 등을 통해 자본잠식률을 낮춰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항공기를 도입해 노선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하지만 문제는 당장 항공기 확보가 힘들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사들의 여객기 수요가 급증한 데 비해 보잉, 에어버스 등 제작사들은 제작에 필요한 부품 공급 등이 원활하지 못해 여객기 제작이 더딘 영향이다.
현재 에어 프레미아는 올해 안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리스(Lease)’한 3대를 제대로 받아야만 당초 목표였던 9대가 겨우 된다.
또한 항공기 운항 지연(딜레이)도 에어 프레미아의 풀어야 할 커다란 숙제다. 에어 프레미아가 지난 한 달간 올린 19개의 공지 사항 가운데 무려 13개가 결항 및 지연 안내일 정도로 운항 신뢰도가 바닥에 가깝다.
일례로 미주 한인여성들이 많이 보는 M 사이트에서 에어 프레미아 관련 글을 조회해 보면 온통 비행기 딜레이 얘기가 도배 돼있다.
얼마 전 뉴왁∼인천 노선에 탑승한 적이 있다는 A 씨(뉴저지 포트리)는 “출발 시간이 세 번이나 딜레이 돼서 결국 하루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면서 “다시는 에어 프레미아를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뉴왁공항이 가까운 맛에 에어 프레미아를 이용했지만 결국 시간낭비, 돈 낭비만 얻었을 뿐”이라면서 “앞으로는 조금 멀어도 뉴욕 JFK공항에 가서 정시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B 씨(43)는 “뉴저지 뉴왁공항이 뉴욕 JFK보다 조금 가까워 에어 프레미아를 이용, 한국을 방문하려다 비행기 딜레이로 큰 낭패를 봤다”며 “비행기 6대로 전 세계를 운항하는 항공사를 믿은 내가 바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여행 관련 카페에서도 에어 프레미아의 무리한 운항을 지적하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면서 "향후 티웨이와 에어프레미아를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에어 프레미아의 앞길은 산 너머 산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합병함에 따라 대체 항공사로서 감당해야 할 노선이 늘어 나기 때문이다.
연방 법무부(DOJ)의 시정조치에 따라 에어 프레미아는 올해 안으로 인천∼뉴왁(EWR) 노선을 주 5회에서 주 7회로 늘려야 하며, 로스앤젤레스(LAX)를 주 7회에서 주 10회로 증편시켜야만 한다. 이 와중에 에어 프레미아는 6월에 시애틀, 10월에는 호놀룰루 노선도 신규 취항 할 계획이다.
미국 항공업계 관계자는 C 씨는 “이 모든 것이 현재의 비행기 6대로는 힘들 전망”이라면서 “대한항공으로부터 3대를 원활하게 리스해야 빠듯하게 돌아가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C 씨는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이 에어 프레미아의 무리한 노선 확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항공기 정비문제부터 시작해서 운항지연까지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C 씨는 “에어 프레미아가 ‘몸집 부풀리기’를 통해 회사를 매각 하거나 유리한 조건에 투자를 받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에어 프레미아는 1979년 창립된 중견기업 대명소노그룹(회장 서준혁)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업계에서는 에어 프레미아의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권 확보에 속도계를 달아주는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자신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비슷한 상황의 티웨이항공에 “항공 안전의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전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설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더 확보해야만 차후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 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명소노는 오는 6월 콜옵션을 행사하면 에어 프레미아의 지분 22%를 확보, 티웨이항공처럼 2대 주주가 된다. 1대 주주는 46%의 AP홀딩스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어 프레미아가 지금처럼 방만한 경영을 할 바에는 차라리 항공업계 진출이 숙원인 대명소노그룹에 경영권을 넘겨 제대로 된 운영을 하게 해야 한다.
에어 프레미아가 올해 안으로 별다른 변화를 갖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지각 운항’ 항공사로서의 오명(汚名)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따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임종규 선임기자 ‧ 서울=최영수 기자
* 다음 링크를 누르면 관련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newsmakerusa.com/m/
대명소노그룹, '제2의 아시아나' 꿈꾼다
미주는 에어 프레미아 . 유럽은 티웨이항공 인수 통해 노선 확보 ••• 현지 자체 경영 호텔과 함께 시너지 효과 노려
대명소노그룹이 에어 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의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앞서 지분을 인수한 에어 프레미아의 경영권까지 확보해 합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간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가 두 항공사를 합친 '제2의 아시아나항공'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계속됐는데,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최근 대명소노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티웨이항공에 △경영진의 전면 교체 △ 티웨이항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를 요구하는 경영개선요구서를 발송하며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대명소노가 지난해 7월 1일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확보한 지 6개월 만이다. 이후 대명소노는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여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 측의 지분은 30.07%로 2대 주주인 대명소노와의 지분 차이가 약 3%포인트에 불과해 올해부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의 임기가 3월 31일에 만료되는 만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대명소노의 이사회 진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였다. 실제로 최근 대명소노는 항공사업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관건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대명소노 측 이사가 얼마나 진입하는지다. 티웨이항공의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의 임기가 3월 31일에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그간 대명소노가 에어 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해 두 항공사를 합병하는 방안이 언급돼 왔는데, 지난달 22일 대명소노는 합병방안까지도 공식화했다. 대명소노는 JC파트너스의 에어 프레미아 지분 11%를 취득했고, 남은 11%를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합친 통합 대한항공,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처럼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항공산업은 항공기를 운용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항공기 대수를 늘려 대당 운용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반면 기업결합에 따라 재분배되는 장거리 노선을 나눠 갖는 티웨이항공과 에어 프레미아는 현재 대형기가 각각 9대, 6대에 불과하다. 제2의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의 대형기는 45대로 격차가 크다.
특히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차한 A330-200 5대와 앞으로 들여올 B777-300ER 2대는 기업결합에 따른 후속 조치로 대한항공 인력까지 지원받아 운항하기 때문에 향후 자력으로 대형기를 늘려야 한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에는 못 미치지만, 두 항공사를 합치면 우선 20대에 가까운 대형기 기단을 꾸릴 수 있다. 그간 두 항공사가 대형기를 20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도 최소 20대가 있어야 안정적인 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였다.
게다가 티웨이항공은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유럽, 에어프레미아는 로스앤젤레스(LA)·뉴욕 등 미주가 주력이다. 대명소노가 2022년부터 워싱턴·뉴욕·하와이와 파리의 호텔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명소노가 두 항공사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두 항공사의 합병 시 국내·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과 유럽·미주까지 아우르는 장거리 노선의 확보를 통해 새로운 항공사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금준혁 뉴스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