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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들, 상속 • 증여세 부담에 미국으로 '대탈출'
  • 윤병진 기자
  • 등록 2024-11-11 13:29:50
  • 수정 2024-11-11 13: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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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리치' 들, 美 투자이민에 몰려 ••• 소액 투자자들도 미국 주식으로 눈 돌려





한국 부자들이 미국으로 '대탈출'을 하고 있다.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미국 투자이민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10일 미국 연방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해(미국 회계연도 기준) 주한미국영사관이 투자이민(EB-5) 비자를 발급한 건수는 모두 3백65건이다. 이는 2022년 1백71건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또한 올해 6월 한 달간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한 건수만 1백5건으로 평년 수준 이상이며 투자이민 비자를 신청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 투자이민 비자 발급 국가별 순위는 중국, 베트남, 인도, 대만에 이어 한국이 5위다. 이는 막대한 상속·증여세 부담에 지친 한국 부자들이 세금 부담이 덜한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은 60%(최대주주 할증 포함)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미국은 상속세율 자체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최고 상속세율 40%), 각종 공제 혜택이 풍부하고 자녀가 있을 경우 교육 환경을 고려해 비용만 지불하면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부자들은 상속세가 아예 없는 싱가포르 이민 등을 노리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 자금도 빠르게 미국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가 상승장을 이어가면서 소액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천13억6천5백71만 달러로 사상 최대액수를 기록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하 소식과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연말·연시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 등이 미국 주식으로의 대이동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투자이민 전문 크리스 김 변호사(뉴욕)는 "한국에서 스타트업 창업 등으로 큰 돈을 번 부자들이 미국 투자 이민 또는 투자 비자(E-2)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정권이 교체되면 급변하는 한국 정치상황과 함께 높은 상속·증여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이 같은 암울한 상황을 막기 위해선 먼저 국회가 세법을 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또한 불안정한 정치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부자들의 한국 탈출 러시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윤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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