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맨해튼 한복판에 위치한 25층짜리 ‘2타임스퀘어’ 빌딩(714 7th Ave.) 가운데 일부가 한국 건설사에게 팔렸다. 한국의 중견기업인 반도건설(회장 권홍사)은 7번가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이 건물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를 최근 매입했다.
반도건설 측이 밝힌 매입 사유는 이 공간을 'K-컬쳐' 홍보와 물품 판매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한마디로 이 매장을 '리테일 쇼핑몰'로 만들겠단 얘기이다. 관광객 등 하루 유동인구만 3백만명에 달하는 타임스퀘어 지역이 K-콘텐츠 홍보에 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공간은 2만5천6백94 평방피트(약 7백20평) 규모로 반도건설은 미국 개발회사 셔우드 에쿼티(Sherwood Equities)로부터 1억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건물의 지상 3층부터 최고층인 25층까지는 3백17실 규모 4성급 르네상스 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셔우드 에쿼티 측은 타임스퀘어 재개발 초기인 지난 1985년 부지를 매입한 후 1990년 건물을 완공했다.
반도건설이 인수한 상업공간에는 현재 미국 프랜차이즈 이탈리안 음식점인 올리브가든 본사와 스포츠용품 판매점 리즈(Lids), 아이스크림 매장 반리웬(Van Leeuwen) 등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공실은 없는 상태다.
반도건설은 이들 점포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K-콘텐츠나 K-푸드 관련 상업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입점해 있는 매장들의 임차 계약기간이 모두 달라 반도건설이 매입공간을 모두 K-콘텐츠몰로만 구성하려면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권홍사(80) 반도건설 회장은 “맨해튼 타임스퀘어는 세계적인 상징성을 지닌 곳”이라며 “K-컬처 관련 주요 임차인을 입점시켜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리테일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왼쪽)이 매도자 셔우드 에퀴티(Sherwood Equities)의 제프 카츠(Jeff Katz) 회장과 매매계약절차 종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반도건설의 한 관계자는 “한국 건설사가 미국 현지 시장에서 상징성을 갖는 리테일몰을 직접 매입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반도건설은 지난 6월 맨해튼 최중심에 자리한 55TH 주상복합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진출한 바 있다. 또한 반도건설은 지난 2020년 1월, LA에 한국 건설사 최초로 시행부터 시공까지 모두 진행한 '더 보라(The BORA) 3170'에 착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어 반도건설은 지난 2021년과 2023년에는 LA에 추가 부지를 매입해 'The BORA’ 대단지 조성 기틀을 다졌다. 지난해 3월에는 'The BORA 3170'을 준공한 뒤 커뮤니티의 좋은 호응을 받았다. 또 지난 1월에는 2번째 자체개발사업인 'The BORA 3020'에 착공했다.
반도건설은 1980년 주식회사 태림주택으로 설립된 후 1989년 주식회사 반도종합건설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2001년에는 주식회사 반도로 상호를 다시 변경했다.
반도건설은 2023년 토건 시공능력평가 순위 26위를 기록했으며 2023년 기준 재계순위 71위의 기업이다.
윤병진 기자
이 건물 3층부터 25층까지는 현재 르네상스 호텔이 영업 중이며 이는 반도건설과는 관계없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