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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하던 중국계 여성 뉴욕시 의원, 경관 팔 물어 뜯어 체포당해
  • 임은주 기자
  • 등록 2024-07-18 10:35:19
  • 수정 2024-09-01 18: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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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브루클린 벤슨허스트에서 2백여 아시안 주민, 노숙자 보호소 건립 반대 격렬한 시위 벌여 ... 수잔 장 의원 "시위도중 곤경에 처한 80대 여성 도우려다 일어난 사고" 주장



       17일 오전 7시께 시위를 벌이던 수잔 장 뉴욕시 의원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노숙자 보호소(Shelter)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던 중국계 여성 뉴욕시 의원이 시위를 진압하던 경관의 팔을 물어 뜯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브루클린 벤슨허스트(Bensonhurst) 25번가(Ave.)와 86가(St.)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2백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 곳에 건설되는 노숙자 보호소 반대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의 대부분은 중국계, 베트남계 등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시안들이었다. 

이날 시위대는 미국 국기와 함께 "뉴욕시는 이곳에 보호소를 짓지 말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노숙자를 도와야 한다", "놀이터나 학교 근처에 보호소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와 피켓을 흔들었다.

또한 시위대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그의 퇴진을 촉구하며 "노숙자 보호소가 이 곳에 들어서면 우리의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지역사회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민들이 이날 아침 6시부터 시위를 벌인 이유는 3만여 주민이 서명한 보호소 건립 반대 청원서를 시정부가 철저히 무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위 과정에서 중국계 수잔 장(38.Susan Zhuang(莊).민주.41지역구)의원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장 의원은 시위를 진압하는 경관(프랭크 디지아코모 브루클린 남부기동대 대장 대행)의 왼쪽 팔을 치아로 물어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장 의원은 "경찰이 80대 시위여성을 무리하게 진압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막으려다 생긴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 진압에 나선 뉴욕시경 62경찰서 측은 장 의원을 중대폭행, 체포저항,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며 이 사건을 브루클린 형사법원으로 넘겼다. 장 의원은 17일 현재 브루클린 법원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이다.


       17일 노숙자 보호소 건립에 반대하는 아시안계 주민들이 뉴욕시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시위로 장 의원 외에도 윌리암 콜튼(78.William Colton.민주.브루클린) 뉴욕주 의원을 비롯 17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가 장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석방됐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수개월간 뉴욕시를 상대로 노숙자 보호소 건설을 강하게 반대해 오다 이날 공사가 시작되자 아침 일찍 부터 시위를 시작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 시장실은 장 의원 체포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 보호소는 지역 사회에 매우 필요한 시설"이라면서 "앞으로 입주하는 노숙자들에게 의료 지원과 취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계 레스터 창(Lester Chang.공화.브루클린 49지역구) 뉴욕주 의원은 "이 보호소 때문에 앞으로 지역주민들은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당적을 떠나 체포된 장 의원과 함께 보호소 건립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 의원은 "노숙자들이 마약에 취해서 지역의 안전과 비즈니스를 방해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 할 수 없다"며 "아담스 시장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반대하는 보호소 건립을 왜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임은주 기자(By Eun-ju Lim)

       경찰에 체포된 수잔 장 의원이 브루클린 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17일 오후 뉴욕시 62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17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장 의원에게 팔을 물어 뜯긴 뉴욕시경 브루클린 남부기동대 프랭크 디지아코모(Frank DiGiacomo)대장 대행의 왼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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