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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들이 미국내 한류열풍에 찬물 끼얹고 있다"
  • 안상민 기자
  • 등록 2024-09-12 13: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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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보험범죄사무국(NICB), 상위 도난차 10종 가운데 1위부터 3위까지 포함, 무려 6종이 한국차 ••• 소비자들 "앞으로 한국차 구입에 신중 기할 것"



한국 언론들은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에서 도난율 1위라는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현대자동차그룹의 홍보성 기사에만 치중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들이 미국내 한류열풍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현대·기아의 차량 모델 3종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 당한 것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무려 도난율 1위부터 3위까지가 모두 한국산 자동차이다. 

최근 전미보험범죄사무국(NICB: National Insurance Crime Bureau)이 발표한 '2023 최다 도난 차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와 쏘나타, 기아 옵티마가 미국 내 도난 발생 1∼3위 모델로 조사됐다. 엘란트라는 4만8천4백45건, 쏘나타가 4만2천8백13건, 옵티마가 3만2백4건의 도난 건수를 기록했다. 

이어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실버라도 1500 픽업트럭이 2만3천7백21건, 기아 쏘울이 2만1천1건, 혼다 어코드가 2만8백95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아 포르테(1만6천2백9건/ 8위)와 스포티지(1만5천7백49건/10위)까지 현대차그룹의 모델 6종이 도난 상위 10종 안에 들어갔다.



NICB는 현대차그룹 차량이 도난 상위 모델 다수를 차지한 데 대해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부각한 소셜미디어 트렌드가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2022년부터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는 현대차·기아의 특정 차종을 쉽게 훔치는 방법을 보여주는 '절도 챌린지' 영상이 유행했다.


이 영향으로 쏘나타·엘란트라·옵티마는 NICB의 2022년 차량 도난 통계에서 5∼7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순위가 더 높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지난해 도난 신고된 승용차의 85% 이상이 이후 법 집행 기관이나 다른 조처를 통해 회수됐으며 34%는 도난 신고 후 하루 이내에 회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 중 주로 범죄 대상이 된 것은 '푸시 버튼' 시동 장치와 내부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구형 기본 트림들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부터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했으며, 보험사와 협력해 해당 차량 소유주 등에게 보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만으로는 한국산 자동차를 타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해소 할 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뉴저지 한인타운 인근에 거주하는 제니퍼 최(52)씨는 "몇년 전,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이 좋아졌다고 해서 현대 쏘나타를 구입했는데, 미국내 도난율 2위라는 소식을 접하고 기겁을 했다"며 "앞으로는 한국산 자동차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겠다"고 말했다.

작년에 기아자동차를 도난 당한 적이 있다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사는 마이클 박(39)씨는 "앞으로는 불안해서 한국산 자동차 구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산 차들이 품질만 좋아졌을 뿐 애프터 서비스나 도난방지에 대한 대책은 미흡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박 씨는 "한국 자동차의 이러한 행위는 미국내 한류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것인만큼 제조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오각성해야 할 일"이라면서 "한국 언론들도 한국차 홍보기사에만 치중하지 말고 미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을 제대로 한국인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상민 기자

       미국에서 작년 한해동안 도난율 1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엘란트라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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