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작 택시기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우버(UBER) 기사 장모(48)씨는 "식사가격도 비싸면서 왜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기사식당이란 이름을 썼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시간에 쫒기는 우리는 한끼에 10달러 짜리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데 32달러에 팁이라니 너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장 씨는 "해당식당은 주차 할 곳도 없는 지역이라 택시기사들이 찾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식당업주가 한국의 기사식당을 제대로 알고도 그 곳에 식당을 차렸다면, 기사들과 손님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인 콜택시 기사 신모(61)씨는 "해당 식당의 개업소식을 듣고 너무 어이가 없어 동료들과 한참을 웃었다"며 "해당지역은 차이나타운 바로 옆이라 '무늬만' 한국식 기사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 씨는 "우리는 택시를 편하게 주차 하고 저렴한 가격에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진짜 기사식당을 원한다"면서 "택시기사들과 아무런 관련없는 이 식당은 상호명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식당에서는 보리비빔밥, 제육볶음, 불고기, 오징어볶음 정식 등을 판매한다. 반찬으로는 김치, 감자조림, 새우장, 계란말이, 김, 청포묵 무침, 소떡소떡 등이 제공된다.
이 식당은 정식 개업 전부터 화제가 됐다. 미국의 외식업 전문매체 '이터(Eater)' 등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뉴욕타임스(NYT)도 보도를 통해 이 식당의 개업 소식을 전했다.
NYT는 “한국에서는 택시 운전사를 위한 식당을 기사식당, 즉 ‘운전사 식당’이라고 부른다. 소유주인 윤준우, 스티브 최재우, 김용민 공동대표는 모두 한국 출신이다. 이곳에는 한국 달력, 벽걸이형 선풍기, 무료 커피머신 등 빈티지한 장식들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애틀랜타로 이주한 최재우 공동대표는 '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기사’를 통해 뉴욕에 정통 한식 식사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윤준우 공동대표는 “이 식당에 정(情)의 정신을 담고 싶다”며 “단순히 한식을 제공하는 걸 넘어 손님들이 한국의 정신, 가정식 백반,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언론의 이러한 보도와 달리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누리꾼들은 "그냥 한국 가정식 백반을 소개하면 될 것을 굳이 '기사식당'이란 이름을 내세웠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기사식당이란 이름만 빼면 괜찮은 식당이다", "기사식당이란 이름을 쓸거면 고생하는 택시기사들에게 30%라도 할인 해 줘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식당에 대해 미국의 유명 한인여성 커뮤니티에는 "우리 아들이 식당에 갔다가 웨이팅만 4시간이란 얘기를 듣고 식사를 포기했다", "저 정도 음식에 32달러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지만 왜 기사식당을 표방하는지 알 수가 없다" 등의 글이 올라와 40개 넘는 논란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 식당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5일 동안 저녁장사(5시∼11시)만 하며 예약이 안된다.
윤병진 기자
한국의 기사식당 가격표. 뉴욕의 비싼 물가를 감안 하더라도 신장개업한 맨해튼 기사식당이 1인당 32달러를 받는 것은 시간에 쫒기는 택시운전 기사들 보다는 시간과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운 타민족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