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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식당들, '예약취소'에 열받았다
  • 안상민 기자
  • 등록 2024-04-07 1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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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하려면 보증금(Deposit) 걸어야 하고, 예약 취소(No Show)하면 보증금 돌려주지 않는 식당 증가 추세






식당 예약을 하려면 보증금(Deposit)을 걸어야 하고 예약을 취소(No Show)할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미국에서 증가 추세에 있다.


식당 앱(App) '레지(Resy)'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예약 취소 시 손님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비율이 지난 1월 17%에 달했다. 이 같은 비율은 2019년 1월 4%와 2023년 1월 13%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예약 취소비를 부과하는 식당은 중소도시 보다 대도시에 훨씬 더 많으며 뉴욕시의 경우 25%에 달한다. 


식당 측이 예약 보증금을 받은 후 손님이 취소할 경우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예약 시간 직전, 취소되면 새로운 손님들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업주들은 항변하고 있다.


식당 업주들은 "이 규정을 실행해 보니 예약 취소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님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로 식당 예약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식당들은 하루 전까지 예약을 취소하면 보증금을 돌려주지만 당일 예약을 취소하면 보증금을 날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식당 예약 보증금은 대게 10달러에서 50달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식당일수록 금액이 높다. 맨해튼 센트럴파크 웨스트에 위치한 최고급 프랑스 식당 ‘장조지 (Jean-Georges)’의 경우 보증금이 2백88달러에 달한다. 여타 고급식당들도 보증금이 1백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식당들의 예약 취소 비용 부과 추세는 예약 앱들이 일반화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식당 예약 앱에는 예약 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게 되어 있어서 보증금 부과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이다.





한인 손님들의 의견 역시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져 팽팽하다. 파트타임 우버택시 운전기사로 일 하고 있다는 자영업자 김모(46.뉴욕시 퀸즈) 씨는 "택시들도 노쇼(예약취소) 손님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식당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나는 매우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일부 고객들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식당 측이 한그릇의 음식을 손님에게 제공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재료비와 노동력이 소모되는지를 고객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뉴저지에 거주하는 한모(여.56)씨는 "만약 예약 당일에 아프기라도 하면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 후 "아직 한인식당들이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 있어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씨는 "만약 식당 측이 예약취소 고객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100% 미환불 정책에는 반대한다. 손님이 넘치도록 바쁜 식당의 경우는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식당은 예약이 취소되더라도 좌석에 여유가 있다. 아직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증금을 100% 돌려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안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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