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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 천기원 목사 징역 5년 판결에 韓美 탈북자들 분노의 목소리 높아
  • 임종규 선임기자 • 최영수 기자
  • 등록 2024-02-15 14:33:15
  • 수정 2024-02-15 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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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검찰 구형 13년에 겨우 5년형 선고가 웬 말이냐?" ••• "성명서 발표하고 검찰과 2심 재판부에 엄벌 탄원서 제출 하겠다"

 

마영애 국제탈북민인권연대 대표 천기원은 이번 탈북미성년자 성추행 사건뿐만 아니라 20년 전부터 탈북여성들 상대로 성폭력 저지른 상습범

 

 

   탈북 청소년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천기원이 지난해 8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탈북 청소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천기원(68) 목사(이하 천기원)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장판사 김승정)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천기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을 명령했다.


천기원은 지난 202212월 기숙사에서 취침 중이던 16세 소녀를 추행하는 등 2016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청소년 6명을 8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사건 경위 등을 모순 없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또한 천 목사의 범행 경위와 방법횟수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1심 판결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탈북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검찰이 징역 13년형을 구형했으면 최소 10년형 판결이 내려져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면서 사법부의 판단이 잘 못 돼도 한 참 잘 못됐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2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 한다우리는 한국과 미국의 탈북자들과 연계해 법원을 상대로 천기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행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가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미국의 탈북자들과 연계해 행동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뉴욕뉴저지하와이 등지에 천기원으로 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5월 26일 천기원 목사로 부터 피해를 당한 탈북 여성들이 뉴욕시 플러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아래사진 왼쪽은 동생 신모 씨가 천기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협박을 받자 분함을 참지 못하고 2010년 4월 자살한 신요셉 씨.

 


성폭행 피해여성 신모 씨(30하와이 거주)재판부와 검찰이 단순히 이번 사건만을 논했기 때문에 벌어진 판결이라고는 하지만 형량이 너무 낮다천기원은 20년 전부터 탈북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습범이라는 사실을 검찰과 사법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 씨는 "2심에서도 5년 징역형이 나오거나 더 낮은 형량이 나오면 천기원은 틀림없이 12년 후 병보석을 신청해 풀려 나오려 할 것"이라면서 "나는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 그를 형사고소 할 수 없지만 천기원의 성폭행에 분노해 세상을 떠난 오빠(신요셉)를 생각하면 천기원은 사형을 받아도 시원찮은 인간"이라고 말했다.  


뉴저지의 마영애 국제탈북민인권연대 대표는 천기원이 이번 재판을 위해 최고로 좋고, 비싼 변호사들을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변호사 수임료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보내진 거액의 후원금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 대표는 "성폭력 사건 외에도 천기원의 공금횡령 및 유용 혐의가 짙은 만큼 한국 국세청 등은 그가 대표로 있는 '두리하나선교회'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고발장도 검찰에 제출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 대표는 “2심 재판에 가서 형량이 감형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면서 조만간 수십 개 단체가 참여하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검찰과 2심 재판부에 천기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6년과 2007본지에는 5명의 탈북여성이 한국미국태국중국 등지에서 천기원에게 성폭행성추행 등의 성범죄를 당했다는 제보가 전해져 이를 기사화 시킨 바 있다이후 2009년 피해여성들이 미국경찰과 한국검찰에 천기원을 성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그는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법망을 빠져 나갔다.



                                      천기원의 미국 비호세력인 <두리하나USA>의 이사장 조영진 목사(위)와 뉴욕지부장 김영란 전도사.

 


이후 그는 결백을 주장하는 홍보전을 펼치며 자신이 대표로 있는 두리하나USA(이사장 조영진 목사‧뉴욕지부장 김영란 전도사)' 등을 통해 거액의 후원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리하나USA는 그동안 탈북여성들의 피해사실을 외면하며 천기원을 옹호해온 그의 친위조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여성들은 두리하나USA 관계자들의 그릇된 언행으로 위해 오랫동안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은 천기원의 행각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목사, 전도사라는 사람들이 진실을 왜곡하는 바람에 그의 실체가 밝혀지기 까지 20년이나 걸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뉴욕=임종규 선임기자 • 서울=최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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