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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 기념공연 두고 한국과 미국 정부 엇박자
  • 임종규 • 최영수 기자
  • 등록 2023-06-26 08: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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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빈방문 맞아 블랙핑크’  ‘레이디 가가’ 협연 놓고 미국은 '추진', 한국은 '무산' ... 누구 말이 맞나?


한국 대통령실미국측 공연요청 대통령에게 7차례나 보고 않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경질 ... "한국, 미국에 큰 결례 범했다"





미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4월 국빈방문을 맞아 뉴욕 카네기 홀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블랙핑크(오른쪽)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공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대통령실은 "공연 개최는 국빈방문 행사 일정에 없다"고 밝혀 양국간에 엇박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측이 오는 426일 미국을 국빈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최선의 환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까지 직접 나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실은 31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공연은 대통령의 방미 행사 일정에 없다”고 언론 공지를 통해 밝혔다. 양국이 공연개최 여부를 두고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어디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 점검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는 426일 만찬행사에 세계적인 K팝그룹 블랙핑크(Black Pink)와 미국의 유명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협연을 하는 것으로 예상됐다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이다.


블랙핑크가 426일과 27일 밤 이틀간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형 스타디움 포로 솔(Foro Sol)’에서 대규모공연을 갖기 때문이다블랙핑크의 멕시코 공연은 현재 진행 중인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의 일환이다블랙핑크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426일과 27일 이전이나 이후에는 미국을 방문한미동맹 70주년 기념행사나 국빈방문 행사 참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블랙핑크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코첼라 음악축제에 415일과 22일 양일간 참가 할 예정이라면서 따라서 멕시코 공연이 끝나고 한미동맹 7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는 것이 훨씬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측은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하는 공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익명을 요구한 미국정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목요일인 426일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27일에는 블랙핑크의 멕시코 공연이 끝난다면서 따라서 하루 여유를 갖고 29()이나 30(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고 강조한 이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선 정부 간에 논의 될 사안이 무척 많다면서 하지만 양국 정상 부부가 참석하는 행사가 추진되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질 바이든 여사가 특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사안이라면서 현재 한국 대통령실과 구체적인 행사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발언과 달리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연 추진이 힘들 것 같다"며 "공연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는 4월 26일 미국 국빈방문차 워싱턴DC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대통령실은 미국 측으로부터 블랙핑크·레이디 가가 협연 추진을 전달 받고도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최근 경질했다미국 측에선 지난 1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의 뜻을 담은 서신을 한국 정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이 지휘하는 국가안보실에선 지난 3월 초까지 아무런 답변을 백악관에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미한국대사관에서 미국 측 요청을 받아 7차례나 답변을 요청하는 전문을 보냈지만 안보실에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이런 사실이 윤 대통령에게 3월 초까지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 실장으로부터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하다가 3월 초 미국을 방문한 외교 당국자가 이런 사실을 파악해 보고하면서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대통령실 관계자는 뒤늦게 행사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윤 대통령이 격노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면서 그 결과 김 실장과 이문희김일범 비서관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고 경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년 만에 성사된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논의하면서 초청국 정상의 제안을 무성의하게 처리한 것은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는 일이다또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것은 양국간 신뢰관계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공지대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공연이 무산된다면 이는 전적으로 김성한 전 안보실장 라인의 무능과 태만에서 비롯됐다는 비난을 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국빈방문과 기념공연 성사여부를 두고 한국 측이 미국에 큰 결례를 범했다"며 "대통령실의 인사에 문제가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뉴욕=임종규 선임기자

서울=최영수 기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측으로부터 7차례나 블랙핑크 공연 관련 협조요청을 받고도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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