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 소도시 헛간에서 볼품없이 발견된 작품 '성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 

이 작품은 17세기 후반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뉴욕주에 조성한 작은 마을인 킨더 훅의 한 헛간에서 2000년대 초 발견됐다. 하얀 수염을 가슴 부위까지 늘어뜨린 노인의 나신 그린 세로 95㎝, 가로 58.5㎝ 크기의 이 작품에는 '성 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이라는 제목이 붙어져 있다.

이 작품의 주인은 공무원 겸 수집가 고(故) 앨버트 로버츠 씨로 그는  2002년 이 작품이 네덜란드의 숨은 빈티지 작품일 것으로 보고 6백 달러에 구입했다. 로버츠는 그림을 오래동안 자택에 걸어만 두지 않은 채 작품에 대한 유래를 찾아나섰다.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

로버츠는 이 그림이 1618∼1620년 완성된 ‘성 히에로니무스와 천사’를 위해 반 다이크가 그린 습작임을 의심했고 반다이크 전문가인 미술사학자 ‘수전 반스’가 작품 감정을 통해 드물게 현존하는 ‘반다이크의 실물 습작’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반 다이크는 당대 명성을 떨쳤던 루벤스 밑에서 그림을 그렸고, 이후 영국 화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가운데 챨스 1세의 궁정 화가로서 죽을 때까지 2백여 점의 초상화를 남겼으며 또한 그는 미술계 천재 모짜르트라는 별명과 함께 17세기 유럽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한편 이 작품이 어떤 경로로 뉴욕주의 허름한 헛간까지 오게 됐는지는 자세하게 알려진 바 없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작품이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츠는  2021년 작고했으며 이 작품은 로버츠의 유산 중 하나로 경매에 나왔다.

한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