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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망명 신청 역대 최다 ••• 계류 중인 것만 1백60만 건 육박
  • 안상민 기자
  • 등록 2022-12-28 11:05:52
  • 수정 2022-12-28 11: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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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망명 신청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입했던 불법 이민자 추방정책의 폐지를 고심하는 가운데 계류 중인 망명 신청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방 이민국(USCIS) 등에 계류된 망명 신청이 역대 최다인 1백6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민법원에서 아직 처리하지 않은 망명 신청은 78만 건 이상으로 2012년 회계연도 10만 건보다 7배 증가했다. 망명 신청자들은 2백19개 국가 출신으로 과테말라, 베네수엘라, 멕시코, 쿠바, 브라질 등 중남미 출신이 가장 많았고, 입국 신청자 10명 가운데 3명은 18세 이하 어린이다. 


이들은 관계 당국이 망명 허용 여부를 심사하는 인터뷰를 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4.3년 정도 기다렸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이민자의 망명 신청을 허용하지 않고 바로 즉시 추방할 수 있게 하는 ‘타이틀42’ 정책의 폐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1일까지 이 정책을 폐지라하는 법원 판결을 따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이 공화당 소속 주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의에 착수하면서 당분간 정책을 유지하라고 명령해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미국 국경 앞에서 망명 신청자들이 추위에 떨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이민자들을 자국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타이틀42가 즉시 폐지되지 않자 비판이 나왔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타이틀42를 두고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정책이다. 


광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은 타이틀42가 폐지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지난 11월 연방 법원은 트럼프 정부가 망명 신청을 차단하기 위해 타이틀42를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우며 행정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연방항소법원 역시 지난 12월 16일 공화당 주도의 19개 주에서 신청한 타이틀42 만료 요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국 타이틀42 종료가 연기됐다. 


타이틀42 종료 예정일을 앞두고 미국 국경에는 중남미 출신 망명 신청자들이 수주 전부터 몰려들었다. 이들은 다시 망명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책이 계속 유지된 탓에 입국을 시도하지 못하고 국경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상황이다. 


비정부기구(NGO) '인권을 위한 국경 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헐벗고 굶주린 수백명의 사람들이 미국 국경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중에는 밀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미국 사법당국은 최근 불법 입국자 3천4백여명을 추방했다.


안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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