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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사람>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하던 20대가 늘 그립습니다”
  • 임은주 기자
  • 등록 2023-01-27 08:33:21
  • 수정 2023-02-11 16: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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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과 교육자의 길을 함께 걷는 이은혜 경희대 교수



 


 

 



뉴욕이 항상 그립습니다뉴욕은 제게 제 2의 고향 같은 곳 이죠

200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에서 맹활약했던 이은혜(46) 경희대 교수에게는 여전히 뉴욕에 대해 향수병(鄕愁病비슷한 감정이 남아있다젊은 시절을 치열하게 삶과 부딪치며 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노래 잘하기로 유명했던 소녀시절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지만 한국에서는 공부 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성악을 택했다. 그는 서울시립대 성악과에 수석입학 했다. 재학 당시 오디션도 여러 번 보러 다녔지만 뮤지컬에 가까이 갈수록 제대로 배우고 싶은 열망은 점점 커져 갔다


유학을 염두에 두고 초등학교 때 부터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다그러다가 혼자 발품을 팔아가며 어렵게 모은 정보를 갖고 마침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2001년 미국에 온 이 교수는 보스턴 콘서바토리(The Boston Conservatory)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2003년 뉴욕에 정착했다.


뉴욕생활은 힘들었지만 늘 즐거웠어요뉴욕은 도시 곳곳이 예술이자 뮤지컬 무대 같은 곳 이죠

그는 뉴욕대학교(NYU) 대학원에서 뮤지컬을 공부하며 석사학위를 받았다이 교수는 대학원을 다니며 브로드웨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당시 그는 학교를 다니며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해 커다란 화제가 됐었다


아시안으로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가 된 점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언론은 큰 관심을 보였다.

정말 죽기 살기로 도전했죠그때 제게 젊음이 있었으니까요지금도 그 때의 마음으로 열심히 살죠간절한 마음으로 오디션 보러 다니던 맨해튼 거리가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네요


그는 대학원 재학 시절 출연했던 가스펠(Gospel·소냐 역)’을 시작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계를 종횡무진(縱橫無盡)했다이후 프라미스(Promise·영 메리 역)’, ‘미스 사이공(Miss Saigon·미미 역(2004) / 킴 역(2006))’, ‘왕과 나(King and I·텁팀 역)’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왕과 나’ 출연 당시에는 북미 공연 뿐만 아니라 아시아 투어에도 캐스팅 돼 많은 화제를 모았다왕과 나’ 오디션에는 5백명이 넘는 여배우가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 했다이 이야기는 당시 언론에도 크게 다뤄졌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로 활동 할 당시의 이은혜 교수. 사진은 '그레이스 리'란 예명으로 '왕과 나'에 출연 할 때의 모습이다.



그레이스 리란 이름으로 브로드웨이에서 맹활약 하던 그는 2007년 뉴욕생활을 접고 돌연 한국으로 귀국했다당시에는 한국에서의 활동이 너무 하고 싶은데다후배들에게 내 경험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한마디로 내 조국에 선진 뮤지컬을 뿌리 내리고 싶었다고나 할까요(웃음)”


이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간 후 뉴욕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 캣츠’, ‘프린세스 낙랑’, ‘원효’ 등에서 주연으로 활동했다또 그는 다양한 방송출연과 함께 뮤지컬 솔로 콘서트를 열고 팝페라 가수로서 활동도 왕성하게 해나갔다.


또한 온조’, ‘미싱’ 등의 뮤지컬과 ‘30일간의 야유회’, ‘돌아가는 길’, 등의 연극에서는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지금도 이 교수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연출 및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사회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이 교수는 현재 한국커뮤니케이션학회 편집위원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편집위원한국콘텐츠학회 이사 겸 심사위원한국뮤지컬협회 대의원 겸 학술분과위원강원음악창작소 자문위원㈜아츠 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또한 이 교수는 미국 NATS(National Association of Teachers of Singing)의 회원이자 대만 VM극단의 '국제보컬트레이너'직을 맡고 있다.



                     한국으로 귀국한 이 교수는 다양한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으며 맹활약을 했다. 사진은 '원효' 출연 당시의 모습(왼쪽에서 두 번째).



이 교수는 자기 계발에도 열심이다. 2009년 동국대 연극학부 전임교수로 부임해 교육자로의 길을 걸으면서 2018년에는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0년 넘게 재직 중이던 동국대 교수로서의 생활을 접고 2022년 9월 학기부터 현재는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한국 뮤지컬계에서 이 교수는 성실한 선생님진실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그를 따르는 후배들과 제자들이 무척 많다동국대 재임 시절에도 그의 강의는 늘 학생들로 넘쳐 났다. 교육자로서의 열정 덕분에 그는 2010년과 2013년 동국대 베스트티칭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경희대 우수학위 논문상, 2019년 동국대 베스트 렉처(강의: Lecture), 2022년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제가 좀 욕심이 많아요교육자뮤지컬 배우 겸 팝페라 가수사회활동가로서 일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만 늘 행복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후진양성이 항상 즐겁고나날이 발전해 나가는 한국 뮤지컬계를 보면 뿌듯한 마음까지 들죠


사실 이 교수는 교수로서의 역할에 충실 하느라 요즘 배우로서의 활동이 적어 조금 아쉽기는 하단다하지만 자신의 강의에 학생들이 변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는 배우로서 느끼는 희열감 이상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은혜 교수는 현재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후진양성의 기쁨은 결국 무대에서의 기쁨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교육자와 예술가의 두 길을 함께 걷는다는 것이 매우 힘들지만 천직으로 알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저는 미국에서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으로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한국 뮤지컬계가 보다 많은 발전을 해 관객들이 많은 감동과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 힘들 때 마다 20대를 치열하게 보냈던 뉴욕시절을 생각하며 용기를 얻곤 합니다뉴욕은 늘 내게 삶의 원동력을 제공해주죠언젠가 제자들을 이끌고 뉴욕에 가서 공연할 날도 오리라 믿습니다그 때까지 뉴욕 못지않게 서울에서의 생활도 치열하게 살겠습니다


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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