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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경찰청(NYPD) 허정윤 총경 딸이 한국 못 가는 속사정 윤병진 • 최영수 기자 2024-02-06 13:02:22

2013년 수원지법, ‘미수다’ 출신 비앙카(한국명 허슬기)에게 대마초 흡연혐의로 구속영장 발부 ••• 뉴욕 도피 중인 비앙카, 한국 가면 일단 체포된 후 재판받아야

 


 

허정윤 경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지난 2022년 7월 21일 뉴욕시 퀸즈 칼리지포인트 소재 경찰학교(폴리스 아카데미)에서 열린 진급식에서 뉴욕시경(NYPD) 한인 최초로 경정급 계급인 ‘Deputy Inspector’로 진급했다. 당시에도 한인 NYPD 경찰 중 최고위직에 오른 허 경정이 딸 비앙카(왼쪽)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22일 뉴욕시 경찰청(NYPD) 178년 역사상 한인 최초로 총경(Inspector)에 진급한 허정윤 경관이 화제가 되자 덩달아 그의 딸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허 총경의 딸은 15년 전 KBS ‘미녀들의 수다(미수다)’ 고정출연으로 유명해진 비앙카 모블리(Bianca Mobley34한국명 허슬기)이다.


허 경관은 오래 전 미국인과의 결혼을 통해 비앙카를 낳은 후 이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국으로 유학 간 비앙카는 연세대학교 비교문학과에 재학 중인 지난 2008년 ‘미수다’ 70회에 첫 등장하였고, 외할머니의 영향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2008년 '야후 거기걸스 7기'로 활약한 바 있으며 미수다 패널인 따루 살미넨, 구잘 투르수노바 등과 함께 자일리톨 CF를 촬영하며 유명해 졌다. 하지만 그는 2013년 가수 최 다니엘(당시 21세)로부터 대마초를 공급받아 4회에 걸쳐 흡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비앙카는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직전 뉴욕으로 도피해 왔다.


지난 2013년 3월 13일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대마초 흡연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비앙카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12일 오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비앙카는 일부 흡연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이후 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비앙카는 4월 30일 열린 1차 공판에 이어 5월 9일 2차 공판, 6월 4일 열린 3차 공판에도 불출석 했다. 이에 당시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 함석천 재판장은 “2차 공판 때 알린 것처럼 또 재판장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구속 영장을 발부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앙카는 재판이 시작되기 22일 전인 4월 8일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은 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고향인 뉴욕으로 도주해 왔다. 그가 지난 2011년 10월 한국에서 인터넷 쇼핑몰 CEO인 B 씨와 결혼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도 이 무렵이다.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피의자 신분인 비앙카에 대한 출국정지 기간연장 신청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검찰은 재판 중인 피의자의 경우 도피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이를 유지한다. 


하지만 검찰의 행정적 실수로 비앙카는 출국금지 대상에서 제외됐고 아무런 제재 없이 미국으로 출국할 수 있었다. 당시 검찰은 뒤늦게 비앙카의 신병 확보에 나섰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검찰은 당초 미국에 범죄인 인도청구 여부를 검토했으나 사안이 중하지 않아 미국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비앙카 측근 및 가족들을 상대로 자진 입국을 권유 했다. 그러나 재판 직전 뉴욕으로 도망 온 비앙카는 한국 검찰의 자진 입국 권유에도 불구하고 현재 10년 넘게 한국을 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할 당시의 비앙카(한국명 허슬기) 모습.


                                   22일 뉴욕시 경찰 역사상 한인 최초로 총경에 진급한 허정윤 경관.

   

                        

10년 전 비앙카가 뉴욕으로 도주 해 왔을 때 뉴욕한인사회에서는 말들이 많았다. 허 경관과 비앙카 모녀를 잘 안다는 A 씨(플러싱 거주)는 “당시에는 지금과 다르게 뉴욕도 대마초 흡연은 불법으로 처벌받던 시절이었다”면서 “그 떄 한인사회에서는 ‘허 경위(Lieutenant : 당시 계급) 자신도 경찰이면서 딸을 비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혼녀의 몸으로 열심히 경찰의 길을 걷는 허 경관에게 동정론도 일었다”며 “아마도 비앙카의 도피 문제는 지금도 허 경관에게 있어 가슴 아픈 부분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검찰의 한 관계자는 “법원이 비앙카에게 발부한 구속영장은 지금도 유효하다”면서 “허 경관의 총경 진급은 축하 할 만 한 일이지만 딸 문제는 또 다른 얘기”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뉴욕도 대마초 흡연이 합법화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설사 비앙카가 한국으로 입국해 재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미국인 신분이라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왜 그가 입국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 한인 언론사 C 기자는 “허정윤 경관이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딸 비앙카 문제는 수면 위로 올라 올 것”이라면서 “비앙카가 한국으로 귀국해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허 경관의 도리라 여겨 진다”고 강조했다.


C 기자는 “그 동안 뉴욕 한인 언론에서는 한인 최초의 고위 여성경관이라는 입장 때문에 이 문제를 크게 다루지 않은 경향이 있다. 오히려 딸 문제가 미국 언론에 까지 알려져 안 좋은 영향을 받기 전에 허 경관이 스스로 딸을 설득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욕=윤병진 기자

서울=최영수 기자

 

 

                                     지난 2009년 한국을 방문한 어머니 허정윤 경관(왼쪽)과 포즈를 취한 비앙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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