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비판자들도 "저지른 일보다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 •••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전이된 측면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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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악마화와 루머 퍼트린 더불어민주당
기자가 만난 이들은 김건희 여사가 ‘저지른 일보다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는 데에 모두 동의했다. ‘김 여사의 잘못이 100이라면, 100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김 여사를 비판하는 이들조차 이 말에 수긍했다.
세 가지 원인을 꼽아볼 수 있다. 첫째, 대선 전부터 시작된 ‘김건희 악마화 프레임’이다. ‘쥴리’ 논란이 대표적이다. 김 여사가 예전에 쥴리라는 이름의 접대부로 일했다는 마타도어다.
사실 민주당 정치인들이 특정 여성을 찍어 괴롭히는 행태는 김 여사가 처음이 아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성도 2차 가해를 당했다.
정치평론가 E씨의 말이다. “내가 뭘 했다는 걸 증명하는 건 쉬워도 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긴 어렵습니다. 개인의 경우로 생각해 봐도 그렇죠. 20년 전 어느 날 내가 어떤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어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와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협회장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10일 공판에 출석한 증인들(해당 나이트클럽 사장)은 ‘쥴리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조선일보》 2021년 7월 10일자에는 김윤덕 칼럼이 실렸다. 제목은 〈쥴리면 워떻고 캔디면 또 워뗘서?〉. 그중 한 대목이다.
〈최근 만난 70대 여인에게서는 아주 도발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야권 유력 주자의 아내를 둘러싸고 떠도는 루머에 관한 것인데요. “대체 쥴리가 뭐요? 뭔데 그리 난리요?” 묻기에 아는 대로 설명해 드렸더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 칼럼에 소위 ‘베스트 댓글’로 이런 댓글이 달렸다. “과거가 꼭 중요하진 않지요~”
전용기 추락 기도한 천주교 신부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기 바랍니다.”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게 아니라, 악마로 규정해 버린 거다. 이건 아무리 냉정하게 봐도 생산적 비평도 뭣도 아니다.
둘째, 이럼에도 대통령실의 대응은 안이했다. 취임을 전후해 영부인의 이미지에 이미 접대부며 사기꾼이라는 밑그림이 깔려 있는 상황이었다. 현실을 파악하고 대응할 계획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일단 제2부속실을 없앤 것부터 문제였다.
제2부속실이 있었다면 취임 초기 ‘건희사랑’ 논란 같은 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공식 일정을 자제해 온 김건희 여사의 일상이 건희사랑 회장이었던 강신업 변호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번 공개됐다.
특히 반려견과 함께 집무실을 찾은 김 여사의 사진이 강 변호사를 통해 공개되자 논란이 됐다.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외부인이 이렇게 공개해도 되는 거냐’ ‘도대체 사진을 어디에서 전달받은 거냐’ 등등 의문이 제기됐다. 대통령 부부의 이미지에도 스크래치가 누적됐다.
이후 강 변호사는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컷오프됐다. 그러자 ‘한마디로 X 같은 당이다. 나는 국민의짐을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건희사랑 같은 모임은 장려할 게 아니라 대통령실 차원에서 자중을 당부해야 했다.
정치 개입 안 한 미셸 오바마

오랜 지인과 단절한 멜라니아
후임 영부인이었던 멜라니아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멜라니아는 대선 당시 홍역을 치렀다. 모델 시절 찍었던 미공개 전신 누드 사진까지 등장했다. (지금도 구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취임 후인 2020년에는 스테파니 윈스턴 월코프 영부인 선임 보좌관이 멜라니아의 실체를 폭로하겠다며 책을 내기도 했다.
월코프에겐 안된 말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멜라니아는 퍼스트레이디의 입장에서 처신을 잘한 거다. 사적인 친분보다 공적인 입장을 우선시했다. 멜라니아가 임기 동안 별다른 논란이 없었던 데에는 이런 처신이 한몫했다.
취임 초기 기자실과 관계 틀어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세 번째 원인은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영부인에게 전가된 것이다. 중도보수층이 윤 대통령에게 표를 준 것은 ‘문재인 정권 시절 일어난 비정상적인 일들을 정상화하겠지’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책임자 처벌, 이재명 대표 법적 처벌이 비정상의 대표적 예다. 두 건 모두 아직 진행 중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전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전 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취임 초기 이미 대통령실과 언론과의 관계가 뒤틀려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전 정부 시절 출입하던 매체와 기자들이 여전히 기자실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네 번째 원인은 영부인에 대한 연구와 역할 정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이 쓴 《영부인론》(2001)이 영부인에 대한 거의 유일한 종합적 연구서다.
영부인 연구 부족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기 청와대에 모인 영부인들. 왼쪽부터 손명순 여사, 이순자 여사, 이희호 여사, 김옥숙 여사.
한국의 영부인들은 평균 55세에 영부인 자리에 올랐다. 김 여사는 49세에 영부인이 되어 약간 어린 축에 속한다. 영부인이 될 시점 기준 최연소 배우자는 38세에 영부인이 된 육영수 여사다. 이희호 여사는 78세에 영부인이 됐다.
공덕귀 여사는 진주 시원여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고, 일본 요코하마 신학교 졸업 후 김천 황금동 교회에서 전도사 생활을 했다. 광복 후엔 조선신학교 베다니 여자신학부에서 전임강사로 활동했다. 육영수 여사는 여고 졸업 후 옥천중학교 가사교사로 2년간 재임했다.

함성득 교수는 《영부인론》에서 홍기·손명순 여사를 전통적 내조형으로, 프란체스카·김옥숙 여사를 그림자 내조형으로, 육영수·이순자 여사를 활동적 내조형으로 분류했다. 이희호 여사는 참여형으로 분류했다. 권양숙 여사는 그림자 내조형, 김정숙 여사는 활동적 내조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17년 조지 W. 부시 연구소의 ‘퍼스트레이디 이니셔티브’와 ‘국제 여성 연구 센터’가 보고서를 냈다. 세계의 전·현직 영부인 11명의 인터뷰를 담은 영부인의 영향력과 리더십 연구 보고서다. 제목은 〈공식 없는 역할(A Role without a Ruleboo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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