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반찬’, ‘통조림 햄의 원조’, ‘1등 명절선물’. 짭조름하고 기름진 맛이 특징인 스팸(SPAM)은 지난 37년 동안 한국인 식탁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스팸 소비국이다. 스팸은 특이하게도 한국에서 명절선물로 각광받으며 매년 매출 1천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스팸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87년 70억원에서 1997년 5백20억원으로 10년 새 7배 넘게 늘었고 ▲2017년 3천3백억원 ▲2018년 4천1백90억원 ▲2019년 4천2백억원 ▲2020년 4천5백억원을 달성했다. 한국 캔햄 시장에서 스팸의 시장점유율은 2017년부터 50%를 넘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팸은 미국의 호멜 식품(Hormel Foods)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스팸을 만든 사람은 설립자 조지 호멜(George Hormel)의 아들 제이 호멜(Jay Catherwood Hormel : 1892 ∼ 1954)이다. 제이 호멜이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에 주둔했던 미 육군 88사단 351보병연대의 병참 장교로 근무하던 중 가공육 전투식량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1차 대전 종전 이후, 제이 호멜은 연구 끝에 1926년 돼지 어깨살과 햄에 소금 등을 가미해 만든 세계 최초의 통조림 햄을 개발했다.


스팸이라는 이름은 양념된 햄을 뜻하는 ‘조미 햄’(SPiced hAM)을 줄여 사용한 것이다. 스팸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훌륭한 맛으로 출시된 지 4년 만에 일반 판매량 1만8천t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순식간에 호멜 식품 주력 상품이 된다.
그러던 중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고, 미군은 식품 회사들에 휴대가 쉽고 가볍고 썩지 않는 고열량 단백질 식량을 주문했는데 그중에서도 호멜사의 스팸은 군대의 요구사항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식품이었다. 호멜사의 스팸은 2차 대전 동안 1억 개가 팔리며 소위 ‘대박’을 치게 된다.
스팸이 한국에 들어가게 된 계기도 바로 한국전쟁이다. 1950년에 시작된 6.25전쟁으로 스팸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수출됐고, 가난해서 육류를 섭취하지 못했던 한국인은 대체식품으로 스팸을 선호하게 됐다. 미군 부대 앞에서 스팸, 초콜릿 등을 받은 한국인들은 스팸을 찌개에 넣어 먹기 시작했는데 이때 탄생한 것이 부대찌개다.
한국에서는 1987년 5월부터 CJ제일제당이 미국 호멜 사와 기술제휴 및 라이선스를 얻어 생산하면서 수입산이 아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특이하게도 흰 쌀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며 국민 반찬으로 불렸다. 현재 한국 캔햄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제조법과 철저한 품질 관리로 스팸의 이미지 변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대를 대표하던 유명 연예인들의 스팸 광고도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특히2002년 방송인 김원희를 모델로 한 광고에서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란 문구가 나오며 대중성을 확고히 했다. 해당 문구는 2020년대 들어서도 여전히 스팸 광고에 쓰이고 있다. 이외에 배우 김래원, 하정우, 에릭, 이서진 등도 스팸 광고를 찍었다.
김채영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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