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1년 9월 18일, 9.11 테러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 센터 현장에서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오른쪽)이 조지 파타키(왼쪽•George Pataki) 당시 뉴욕주지사와 코피 아난(가운데.Kofi Annan) 당시 유엔사무총장에게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며칠 전, 미국인 친구 A와 함께 맨해튼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파크애브뉴 소재 뉴욕한국총영사관 앞을 지나는데 교통체증으로 인해 차가 꼼짝도 안했습니다. 퇴근시간이라 차가 꽉 막혔는데도 불구하고 교통경찰 한 명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저 모든 차들이 신호등에 의존하는 터라 일부 차량이 ‘꼬리 물기’로 교차로에 진입하면 교차로가 꽉 막힐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습니다. 이때 A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줄리아니 시장 때 같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뉴욕이 점점 ‘고담시티(Gotham City)’로 변하고 있어”
고담시티는 베트맨 영화에 나오는 도시의 이름입니다. 고담의 뜻은 성경에 나오는 이름을 활용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를 따서 고모라의 ‘고’, 소돔의 ‘돔’을 합쳐서 만든 이름입니다. 악의 도시에서 이름을 딴 만큼 고담시티는 온갖 범죄가 가득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A의 표현이 조금 거칠었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뉴욕으로 대변되는 맨해튼의 모든 상황은 심각합니다. 거리 곳곳에 퍼져있는 대마초 냄새와 함께 늘어나는 노숙자와 범죄율... 많은 이들은 뉴욕시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민주당 정권을 욕하고 있습니다.
A는 민주당원입니다. 그런 그가 요즘 공화당 출신 뉴욕시장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날, 우리가 탄 택시는 파크애브뉴의 3∼4블럭을 25분 만에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 뉴욕시는 군대로 치면 군기(軍紀)가 빠져있는 조직처럼 보입니다. 모든 것이 느슨하고,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 뉴욕시장(1994∼2001) 이전에도 뉴욕시는 이랬습니다.
맨해튼의 중심지인 웨스트 42가는 마약과 매춘 등 온갖 범죄의 소굴이었으며 관광객들이 가장 기피하는 장소였습니다. 한인 관광객들도 42가 인근 타임스퀘어를 구경하다가 폭행, 소매치기 등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맨해튼 중심지인 웨스트 42가 일대는 각종 범죄의 소굴이었다(위 사진). 하지만 줄리아니 시장 등장이후 범죄세력을 소탕하며 타임스퀘어와 42가는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아래 사진).
하지만 제107대 뉴욕시장이 된 연방검사 출신 줄리아니는 뉴욕시 치안을 크게 안정시켰습니다. 그는 이탈리아계 마피아뿐만 아니라 한인, 중국인, 베트남인 등 아시아계 범죄 조직들도 대대적으로 단속했습니다. ‘맛사지 팔러’라 불리는 매춘업소를 운영하며 길거리에서 총싸움을 하던 ‘코리안 갱’들이 없어진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특히 줄리아니는 마피아들의 주요 사업 수단인 성매매를 집중적으로 단속했습니다. 경찰 내부도 대대적으로 개혁해 많은 부패 경찰들을 처벌했으며 뉴욕시의 명물인 '노란택시'도 크게 교체했습니다. 줄리아니가 시장으로 있던 시절 뉴욕시의 범죄율은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줄리아니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크게 범죄율을 감소시킨 시장으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치안 개선과 함께 줄리아니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이 바로 대대적인 재개발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뉴욕의 대표적 관광지인 42가와 타임스퀘어도 치안이 크게 개선되며 관광객, 가족, 일반 소비자들이 심야까지도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장소로 변했습니다.
타임스퀘어 일대의 치안이 안정되면서 관광객이 증가하자 이는 뉴욕시 세수(稅收) 증대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줄리아니 시장은 재개발을 위해 1928년 생겨난 뉴욕의 임대료 상한제를 공식적으로 폐지했습니다.
임대료 상한제 때문에 할렘 같은 슬럼가가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임대료 상한제 폐지 여론이 높았지만 민주당 시장들이 계속 뉴욕시 정권을 잡다보니 시행되지 못하다가 줄리아니가 1995년 전격적으로 폐지한 것입니다.
줄리아니는 임대료 상한제 폐지와 더불어 대대적인 할렘가 대청소에 들어가 현재 할렘과 브루클린은 재개발이 상당히 진척돼 ‘안전한 지역’으로 상당부분 탈바꿈했습니다. 줄리아니가 시장으로 재임한 8년 동안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안전하게 거리를 활보했으며 도시기능은 체계가 제대로 잡혔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줄리아니와 같은 검사출신이 대통령을 하며 온갖 개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반발이 만만치 않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무소의 뿔’ 처럼 묵묵히 밀고나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자는 대한민국의 문제점이 문재인 정권 때부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군인출신 대통령들의 집권이 끝나고 전교조, 민주노총 등을 비롯한 친북‧종북좌파 세력의 등장을 막지 못한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우파 대통령들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동안 생각했던 만큼 개혁을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줄리아니 시장 이전의 뉴욕시로 되돌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는 ‘고담시’의 시장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고 생각합니다. 전임 시장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이겠죠.
이에 맞선 지금의 윤 대통령에게 줄리아니 시장 때처럼 민주당 지지자들의 수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줄리아니는 반대편으로부터 “히틀러와 무솔리니 같다”는 악담까지 들은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며 건설현장에 드러눕던 사람들의 후손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입니다.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고 전국이 일일생활권에 접어들자 그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가장 먼저 선거운동을 하러다닌 사람들이 민주당 정치인들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민주당의 ‘내로남불’은 유명합니다.
미국 민주당원 A가 줄리아니 시장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에는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섰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기자 역시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박정희나 줄리아니의 경우를 연구하여 나라의 기강을 바로세우고 부정부패 척결에 더욱 애써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윤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1961년 5월 16일 새벽, 숙직하던 KBS 아나운서 박종세 씨가 라디오를 통해 전 국민에게 방송한 내용입니다. 어쩜 지금의 상황과 거의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혁명공약
1.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한다.
2. 유엔 헌장을 준수하고 국제협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미국을 위시한 자유우방과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
3. 이 나라 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퇴폐한 국민도의와 민족정기를 다시 바로 잡기 위하여 청신한 기풍을 진작시킨다.
4. 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를 시급히 해결하고 국가자주경제 재건에 총력을 경주한다.
5. 민족적 숙원인 국토통일을 위하여 공산주의와 대결할 수 있는 실력배양에 전력을 집중한다.
〈하략〉
‧본지 편집인 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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