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장 선거 특집③〉
무지한 선관위, 민주주의 선거 근본인 비밀투표 원칙 망각
선관위, 투표용지에 일련번호 인쇄하고 투표자명부에도 일련번호 기입토록 해
••• 투표자가 어느 후보 찍었는지 알 수 있게 만들어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 투표용지에 일련번호가 인쇄돼 있다. 또한 투표자들이 투표인명부에 일련번호를 적도록 했다. 따라서 선관위는 어느 투표자가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모두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21세기 뉴욕, 뉴저지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강진영 후보 측, 일부 투표소에 조선족 참관인 배치
••• 좌파 단체 관계자들, 강 후보 지지자들에게 투표 독려
무지(無知)한 것일까? 무식(無識)한 것일까?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원·부위원장 이상호)가 결국 대형사고를 쳤다. 당초 선관위 구성원들은 자격미달 논란에 휩싸였었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깜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선관위 책임자를 맡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러한 우려와 비난은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되고 말았다. 선관위가 선거 하루 전인 10일 느닷없이 한인 남편 또는 아내의 미국인 배우자(타민족)에게도 투표권을 준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선관위의 이 보다 더 큰 대형사고는 민주주의 선거의 근간인 비밀투표를 무시하고 북한식 기명투표 행위를 하게 했다는 점이다. 선거용지에 일련번호를 매기고, 투표인명부에도 해당 일련번호를 적도록했다. 따라서 어느 유권자가 어느 후보를 찍었는지 모두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비밀투표 원칙을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하세종 전 롱아일랜드한인회장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며 “북한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던 행위가 21세기 뉴욕, 뉴저지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복 전 퀸즈한인회장은 “한마디로 선관위 관계자들의 수준을 알 수 있게 해준 행위”라면서 “자격미달 선관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선관위의 이 같은 행위에 분개한 전 뉴욕한인교회협의회장 이종명 목사는 직접 자신이 투표한 베이사이드 제4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에게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내가 강력하게 항의하자 투표소에 줄지어 서 있던 유권자들이 내말에 찬동하며 지지를 보냈다”며 “선관위 관계자들이 마지못해 ‘지금부터는 투표인 명부에 일련번호를 적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투표소에서는 중국국적의 조선족 투표자와 참관인이 발견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롱아일랜드 투표소에서는 강진영 후보 측 참관인으로 조선족들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에 제보를 해 온 양모(67)씨는 “말씨가 이상해 당사자에게 물어보니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라고 밝혔다”면서 “강 후보 측이 어떻게 참관인을 중국 국적자들로 선정한 것인지 이해 할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광석 후보 측의 참관인 A 씨는 “내가 중국식 이름으로 명기된 뉴욕주 운전면허증으로 투표하려는 조선족들을 두 번이나 제지했다”며 “한인회장 선거를 하는지 어떻게 알고 조선족들이 투표를 시도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플러싱 제3투표소에서는 선관위가 부착한 홍보물만 보고 여권만 소지한 채 투표소를 찾았다가 ‘퇴짜’를 당한 유권자도 있었다. 선관위 홍보물에는 〈정부발행 포토ID(운전면허증), 한국여권, 미국여권 등 사진이 부착되어 있는 ID를 지참하시고 오시면 누구나 참여하실수 있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선관위가 제작한 홍보물에는 주소지 증명서류 지참이란 문구가 없다.
이날 불편한 몸을 이끌고 휠체어를 탄 채 투표소를 찾은 80대의 김모 씨(플러싱) 부부는 선관위 측으로부터 주소지 증명 서류를 요구받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김 씨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던 B 씨는 “선관위가 홍보물을 제작할 때 ‘엉터리’로 만들어 놓고서는 지금 와서는 유권자들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며 “함량미달의 이번 선관위는 역대 최악의 선관위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혼란과 선관위의 무능에 대해 이정화 전 뉴욕한인회장은 “선거가 끝나는 대로 일련번호가 명기된 선거인 명부는 폐기 돼야 한다”며 “선관위가 민주주의 근본을 해쳤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선거가 끝나면 이 문제를 공론화 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저지 포트리 소재 제6투표소 앞에는 좌파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뉴욕협의회(대표 상임의장 임마철) 관계자들이 나와 투표상황을 살피며 강진영 후보 지지자들에게 전화로 투표를 독려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뉴욕의 유명 좌파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뉴욕협의회(대표 상임의장 임마철) 관계자들이 뉴저지 포트리 소재 제6투표소 앞에 나와 강진영 후보에 대한 지지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이 임마철 대표, 오른쪽은 이 단체의 핵심인물인 박면수 상임의장.
이 모습을 본지에 제보한 C 씨(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는 “이번 선거에서 좌파들이 강진영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뉴스메이커〉의 보도가 정확했다”며 “이번 선거는 좌우진영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윤병진•안상민 기자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비민주적으로 만들어 한인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민경원 선관위원장(오른쪽.전 뉴욕한인건설협회장)과 이상호 부위원장(뉴욕한인네일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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