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자살 전날 권양숙 여사와 큰 부부싸움 벌였다”
오는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14년째 되는 날이다. 본지는 지난 2010년 3월, 노 전 대통령 자살사건과 관련,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단독 보도한 적이 있었다. 당시 본지는 이 기사에서 취재원 두 사람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정부 고위관계자’라고만 밝혔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취재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데다, 최근 노무현 수사를 담당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부제 :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를 출간해 노 전 대통령 죽음과 관련한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취재원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신원을 공개하고자 한다. 취재원은 이기택(1937∼2016) 전 한나라당 총재(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였으며, 이 전 총재는 사건현장에 있던 노 전 대통령 최측근의 목격담을 본지에 전했다. 본지는 당시 기사를 현 상황에 맞게 수정해 요약 내용을 재(再)게재 한다. 〈편집자주〉
정부 고위관계자, 본지에 밝혀 … “노무현은 줄담배
피우며 잠 못 자고 권양숙은 만취상태에서 잠들었다”
권양숙, 비서관이 깨워도
못 일어나 … 노무현 시신
안치된 병원에 뒤늦게 도착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한 배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본지는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던 2009년 5월 23일, 부인 권양숙 여사가 왜 남편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뒤늦게 나타났을까라는 점에 대해 궁금증과 의문을 갖고 있었다. 권 여사는 상식적인 계산으로 볼 때 3시간 이상 병원에 늦게 도착한 것이다.
이에 본지는 그 동안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을 상대로 취재를 하면서 그가 자살한 시간을 전후한 권 여사의 행적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나 이 사안에 대해 측근들 대부분은 입을 굳게 닫아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웬일인지 한국 언론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자살과 죽음에 대해서만 부각시켰지 권 여사의 이날 행적에 대해선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았다. 남편이 유고(有故)를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권 여사는 뒤늦게 병원에 나타났을까. 이를 두고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소문만 갖고 기사를 쓸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오전 6시 40분께 사저(私邸)가 위치한 봉하마을의 뒷산으로 경호원 한 명과 함께 산책을 나섰으며 오전 6시 50분경 속칭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렸다. 뒤늦게 투신한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발견한 경호원은 즉시 인근 김해 세영병원으로 그를 긴급후송 했다. 이때가 7시 5분쯤이었다. 의식을 잃은 노 전 대통령은 이 병원에서 5분가량 머물렀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세영병원 측은 시설이 더 좋은 부산대병원으로 노 전 대통령을 이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한 전신골절을 당한 노 전 대통령은 세영병원으로 옮겨질 때부터 소생 가능성이 없었다. 권 여사가 부산대병원에 나타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한참 뒤인 오전 10시 30분께 였다. 그는 병원에 도착해 남편의 시신을 확인한 후 혼절했다.
여기서 갖는 의문점은 정상적인 상태의 부인이라면 남편의 투신사실을 보고 받자마자 오전 7시께부터 ‘버선발 차림으로라도’ 승용차나 구급차에 동승했어야 마땅하다. 만약 이때 동행을 못했다면 비서관이나 경호원과 함께 세영병원을 거치지 말고 막 바로 부산대병원행을 택해 최소 오전 8시 30분 이전에는 병원에 도착했어야한다. 그러나 권 여사는 10시 30분이 돼서야 초췌한 얼굴로 병원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죽은 후 3시간이 지나서야 자살한 남편의 얼굴을 보게 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는 엉뚱한데서 풀렸다. 한국을 방문하고 미국에 온 A 씨(전직 뉴욕한인단체장)가 지난 2010년 1월 본지에 전화를 걸어 와 한국에서 있었던 얘기를 하던 중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장관급)이 당일 권 여사 행적과 관련, 상당부분 알고 있으니 취재를 해 보라”는 제보를 해 왔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이기택 수석부의장을 알고는 지냈지만 그를 상대로 한 취재는 쉽지 않았다. 몇 번의 전화시도와 측근을 통한 접촉 끝에 어렵게 이 수석부의장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고인이 된 이기택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2010년 1월 본지에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전날 밤의 상황을 들려줬다.
다음은 이 수석부의장과의 일문일답 가운데 중요 부분이다.
〈전략〉
- 먼저 당시 상황을 누구한테 들었나.
▲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정확하게 말 할 수 없지만 노 전 대통령 자살 당시 사저에 근무하던 사람에게 직접 들었다.
- 비서관인가. 경호원인가.
▲ 그것은 말 할 수 없다.
- 직접 만나 들었나.
▲ 그렇다. 내 측근 B 씨(전 국회의원·생존)와 함께 들었다.
- 당시 노 전 대통령 사저에 근무하던 사람은 사건 당시 노무현 부부의 상황에 대해 무엇이라 얘기하던가.
▲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기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부부싸움이 있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갈 정도였다고 한다. 화가 난 노 전 대통령이 집기까지 집어 던졌단다.
- 당시 어떤 말이 오고갔는지 말해 줄 수 있나.
▲ 내용은 당사자들의 프라이버시(Privacy)이기 때문에 말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원망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혐의로 ‘치욕적인’ 검찰수사를 받고, 앞으로 수사망이 권 여사에게로 조여 오는 데에 대한 불만과 서로에 대한 원망이었다.
- 고성과 욕설이 오갈 정도였으면 두 사람의 정신상태가 불안정했다는 얘기인데.
▲ 그렇다. 권 여사는 만취상태였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 소리가 크게 났으면 사저 근무자들이 알았을텐데.
▲ 부부싸움이 워낙 격해 비서관들이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 부부싸움은 언제 끝났나.
▲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지만 새벽녘이 돼서야 끝났다고 한다.
- 부부싸움 이후의 상황은.
▲ 노 전 대통령은 줄담배를 피우며 잠 한숨 못 잤고, 권 여사는 만취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이 부부싸움 직후 유서를 썼다는 얘기인데.
▲ 시간 정황상 그렇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쓰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사실을 권 여사에게 언제 알렸다고 하나.
▲ 투신사실을 경호원을 통해 전해들은 비서관이 즉시 권 여사에게 알리려 했다고 한다.
- 그렇다면 오전 7시 전후라는 얘기인데 권 여사의 반응은.
▲ 권 여사가 만취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인지 비서관이 깨워도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 비서관이 깨운 지 얼마 만에 권 여사가 일어났나.
▲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으나 대략 한시간 이상이 지난 후 간신히 일어났다고 한다.
- 당시 권 여사의 반응은.
▲ 넋이 빠진 얼굴이었다고 한다.
- 이후의 상황은.
▲ 언론에 보도된 그대로이다. 이게 권 여사가 부산대병원에 뒤늦게 나타난 이유이다.
- 결국 그날 밤의 큰 부부싸움이 노 전 대통령을 자살로 이끌고 간 이유 중 하나가 되는 셈인가.
▲ 그렇게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평생 동고동락한 부인으로부터 모진 소리를 듣고 노 전 대통령의 심정이 정상이 아니었을 것이다.
- 이 수석부의장의 얘기를 같이 들은 B 씨에게 확인해 볼 수 있겠나.
▲ 그렇게 하라.
이후 기자는 B 씨를 서울에서 만나 이기택 수석부의장의 얘기를 들려줬다. B 씨는 “(이 수석부의장의 전언이) 모두 사실”이라며 “오히려 이 수석부의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의 사생활을 생각해 얘기 안 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씨는 “두 사람의 정확한 부부싸움 내용은 알 필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실 노무현 부부의 싸움은 자살사건 이전에도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정상문 비서관이 봉하마을을 방문하여 권 여사와 나누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노 전 대통령은 부인의 금품수수사실을 알게 된 후 대노했으며 이후 잦은 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사건'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최근 회고록을 출간해 문재인과 좌파들의 이중성, 노 전 대통령의 혐의내용을 상세히 밝혔다.
이인규 회고록에서 드러난 문재인의
이중성과 노무현 자살의 진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회고록에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선택이었다”고 썼다. 후세를 위해서도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선진국에선 수사 받던 피의자가 자살하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죽음을 택한 것으로 생각하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동정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에도 수사는 계속되었으나 박연차 회장은 더 이상 협조하지 않았고 청와대와 법무부에서도 서둘러 종결하라고 압박했다. 지난 2009년 6월 12일 이인규 중수부장은 다음과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뢰혐의는 인정된다. 하지만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결정한다. 그에 대한 수사기록은 영구보존물로 지정한다”
이 전 부장은 회고록에서 “내가 떠난 후 힘든 여건 속에서도 우병우 검사가 최선을 다하여 기소된 21명 중 19명에 대하여 유죄가 확정됐다”고 썼다. 또한 그는 회고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변호인으로서 무능했던 문재인이 노무현 자살 직후에는 검찰 수사에 대해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다가 정치를 결심하면서 돌변, 검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직격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무능 무책임한 변호인 문재인이 노무현 죽음의 한 원인이 됐다”며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고도 했다. 14년 전 노 전 대통령 장례식 직후, 문재인 변호사(당시)는 노 전 대통령 죽음과 관련해 어떤 말을 했을까. 한겨레신문은 2009년 6월 1일자에 문재인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 운영위원장 겸 상임집행위원장’ 인터뷰를 게재했다.
당시 인터뷰를 살펴보면 문 전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권양숙 여사 책임론’을 언급했다. 그 주요 대목을 발췌하면 이렇다. “올해 2~3월께다.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박 회장 구속 뒤 봉하마을에 여러 차례 내려와 말씀을 드리려다 차마 말을 못하고 되돌아가길 반복했다고 한다.
정상문 전 비서관이 봉하에 내려오면 늘 대통령을 먼저 만났는데 그날은 여사를 먼저 만났다고 한다. 대통령이 의아하게 생각해 뭘 하는지 두 사람이 있는 방에 들어가 보니, 권 여사가 넋이 나가 울고 있고 정 비서관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제야 정 비서관이 돈 이야기를 했고, 나중에 정 비서관 표현에 의하면 ‘탈진 상태에서 거의 말도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위원장이었던 문재인 변호사. 그는 당시에는 노무현의 죽음이 "정치보복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권력을 장악한 이후에는 "이명박 정권 정치검찰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돌변했다.
“대통령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된 권 여사는 우리에게 너무 면목없어 했다. 정작 우리는 여사가 자신이 모든 원인을 제공했다고 자책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우리가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에야 어쩔 수 없이 동석했지만, 그게 아니면 대통령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걸 피했다. 우리와 함께 있다가도 대통령이 오면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 여사에게) 우리 앞에서는 큰소리 한 번 안 쳤다. 나는 그게 이상하게 보였다.”
문재인 전 위원장은 당시 이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수사가 ’정치적 음모’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자신을 일방적으로 비호하는 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정 비서관이 받았다는 3억원과 1백만 달러의 성격을 제대로 몰랐다. 그 돈이 그냥 빚 갚는 데 쓰인 게 아니고, 아이들을 위해 미국에 집 사는 데 쓰인 것을 알고 충격이 굉장히 컸다. 그런데도 홈페이지에는 수사를 정치적 음모로 보고 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호하는 글들이 올라오니까, ‘그건 아니다.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말의 양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당시 문재인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보복에 의한 타살’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이후 정치판에 들어가고 권력을 잡으면서 이런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좌파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뇌물수수 얘기는 쏙 빼고 “이명박 정권의 검찰이 죽였다”며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 과연 좌파들에게 있어 진실이란 무엇일까.
임종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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