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제작 ••• 구한말 여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소재로 한 작품
연극 ‘로제타’에 출연하는 뉴욕 '리빙 시어터' 배우들과 한국 극단 극공작소 마방진의 배우들이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옐로밤 연습실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아방가르드 극단이자 실험 연극의 뿌리를 두고 있는 뉴욕 '리빙시어터(The Living Theatre)'가 첫 방한 공연을 갖는다. 현대 연극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리빙 시어터는 한국의 극공작소 마방진, 옐로밤과 공동제작으로 오는 13~14일 양일간 연극 ‘로제타’의 시범공연을 광주광역시 소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선보인다.
이번 연극의 소재는 구한말 한국에 들어가 평생 여성에게 근대 의료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힘쓴 로제타 셔우드 홀(여.1865~1951) 선교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연극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요세프 케이(한국명 김정한)는 리빙 시어터 출신이다. 재미동포 출신인 그는 “수년 전 우연하게 방문한 서울 마포구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로제타 셔우드 홀의 일기를 보고 작품의 소재를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리빙 시어터는 1947년 줄리안 베크와 주디스 말리나가 창단해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의 시작을 만든 전설적인 극단이다. 세계 연극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극단으로 파격적인 실험과 논란으로 유명하다.
연극 '로제타'에 출연하는 리빙 시어터 배우 에마 수 해리스, 브래드 버지스, 토마스 워커(왼쪽부터).
한편 공동 제작하는 극공작소 마방진은 장르를 넘나드는 스타 연출가 겸 극작가 고선웅이 2005년 창단한 극단이다. 그동안 수많은 수작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발표한 연극 ‘회란기’는 '한국연극베스트7'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빙 시어터'의 예술감독 겸 배우인 브래드 버지스는 “리빙 시어터는 누구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극단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끊임없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작품을 만들 때 관객들이 극장을 떠나며 좋은 변화를 갖기를 원한다. 세상을 좀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 우리가 계속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로제타 셔우드 홀은 1890년 남편 윌리엄 홀과 함께 조선에 간 의료 선교사다. 1894년 남편이, 1898년 딸이 각각 병에 걸려 죽었지만 그는 한국 최초의 여성 병원인 광혜여원과 최초 맹학교인 평양여맹학교를 건립하는 등 평생 여성 교육과 의료 봉사를 위해 헌신했다.
그가 제작한 평양여맹학교 한글점자 교재는 지난 5일 문화재로 등록된 바 있다. 또 그의 아들 셔우드 홀도 의사가 되어 한국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을 보급하는 등 한국의 결핵 퇴치에 이바지했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고강민 대표는 “로제타 작품은 나이, 성별, 국적과 상관없이 그가 실천한 보편적 가치인 인류애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로제타 셔우드 홀(왼쪽)이 만든 한글점자 교재는 최근 문화재로 등록됐다. <자료제공=문화재청>
이번 연극은 자막 없이 한국어와 영어대사가 어우러져 진행되는 독특한 형식으로 공연된다. 실제로 이번 작품은 로제타의 일대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닌 마방진 배우 5명과 리빙 시어터 배우 3명 등 총 8명이 배역 구분 없이 돌아가며 로제타를 연기한다. 구한말 당시 로제타와 조선인들 사이에 실제로 있었던 언어의 장벽을 더 실감 나게 만든다.
리빙 시어터에서 50년간 활동해온 배우 토마스 워커는 “이번 작품은 리빙 시어터의 앙상블 테크닉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한 명이 주된 배역을 하는 게 아니다. 배역을 뛰어넘어 물 흐르듯 대사들이 이뤄진다. 누군가의 지휘에 따라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연출 된다”고 설명했다.
‘로제타’는 한국에서의 시범공연 이후 시나리오를 보완 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본격적으로 공연을 선 보일 예정이다. 또한 2024~2025시즌 뉴욕에서 본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추진 작업을 하고 있다.
한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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