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사면으로 ‘정치 지형도’ 요동 …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 유력
‘친문’ 김경수 사면은 이재명 견제용?
김경수(56) 전 경남지사의 사면으로 인해 한국의 정치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형기 5개월을 남기고 지난 28일 0시(한국시간)부로 복권 없이 특별사면 됐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여론조작 공모)가 인정돼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그는 원래 오는 5월 31일까지의 잔여 형량을 채우기를 원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출소가 싫다”는 김 전 지사를 굳이 풀어졌다. 국민화합 차원이라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더불어 민주당 등 야권은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 주요 여권 인사들만 풀어주기 민망하니까 김 전 지사를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진짜 김 전 지사를 사면하려고 했으면 복권까지 시켜줬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꿍꿍이속이 엿 보인다”고 말했다. ‘친문’ 김경수 전 지사의 사면은 ‘이재명 견제용’이라는 견해도 있다.
민주당 의원 보좌관 A 씨는 “김경수 전 지사가 2027년 5월까지 선거권이 없어 2024년 5월 총선에는 출마 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지사가 친문의 수장 역할을 하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만약 그 때까지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를 하고 있다면 이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지사만한 인물도 없다”며 “‘사법 리스크’로 인해 현재 이재명 당 대표의 앞날은 예견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재명 대표의 앞날에 대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B 의원은 본지에 이 같은 말을 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될 때만해도 친명계 의원은 전체의원 1백 69명 중 70∼80명가량 됐다. 하지만 ‘사법 리스트’가 본격화 되자 12월 현재 그를 따르는 의원은 20명도 채 안 된다. 이 대표의 측근 모임인 ‘7인회’와 당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그리고 당 지도부 일부 의원이 전부이다”
신경민 전 의원도 최근 방송에 출연해 “지난 11월말 이재명 대표가 친명계 의원 20명 정도를 만찬에 초대했는데 오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취소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신 전 의원 역시 방송에서 “이재명 적극 방어파는 20명 내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비명계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이재명 당대표를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범 의원은 지난 31일 유튜브 ‘배승희 변호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이 노골적으로 내게 ‘이재명은 언제 구속시키느냐?’묻는다”고 발언해 최근 이 대표의 당내 위상을 잘 말해줬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로 당의 부담이 커지자 민주당 안팎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 전에 이재명 대표가
결단 내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분당(分黨)될 가능성 있어
이런 가운데 김경수 전 지사의 석방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숨통을 트게 만들어줬다. 현재 민주당은 오는 2027년 3월 3일 실시되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 할 인물도 별달리 없는 실정이다.
이재명 당대표는 차기 대선 전에 법적인 처벌을 받을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기 때문에 대선 도전을 꿈 꿀 수 없다, 이 점은 누구보다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보좌진까지 잘 알고 있다.
다음은 ‘여의도 밥’을 10년 넘게 먹은 민주당 C 의원 보좌관이 들려 준 얘기이다.
“그나마 민주당에서 내세울 인물은 이낙연,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도 이다. 이낙연, 김부겸 전 총리는 ‘올드’한 이미지가 강하고, 김동연 전 총리는 운동권의 입김이 강한 민주당과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다. 솔직히 민주당은 차기 대선도 가능성이 없다.
그나마 김경수 전 지사가 있어 차차기(2032년 대선)는 해 볼만 하다. 김 전 지사는 2028년 5월에 실시되는 총선에 출마에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점은 우리 ‘영감’(C 의원을 지칭)이나 나나 같은 생각이다. 민주당은 지금부터 전열을 정비하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어느 선거에서도 지게 마련이다”
C 의원 보좌관의 말처럼 현재 민주당에는 차기 대권에 도전 할 만 한 변변한 인물이 없다. 이재명 대표의 차기 대권 도전은 ‘개딸’들의 소망 일 뿐이다. 반면 국민의힘에는 홍준표, 안철수, 오세훈, 원희룡, 유승민 등 차기 대선에 도전 할 인물이 적지 않다. 여기에다 지금의 정치 구도라면 2024년 5월 열리는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우세가 점쳐진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지난 26일~28일 전국 18세 이상 1천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2월 5주 전국지표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2%, 민주당은 28%로 집계됐다.
물론 민주당이 앞서는 여론조사도 있지만 이번 민주당의 경우처럼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조사는 없다. 현재 국민의힘은 차기 총선에 ‘범 보수권’ 지지율 1위인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수도권에 출마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D 의원 보좌관은 “영감(D 의원을 지칭)이 말하길 (한 장관 공천이) 김웅 의원 지역구(서울 송파갑)가 유력하다고 하더라”면서 “김웅 의원은 어차피 유승민, 이준석계로 분류돼 차기 총선에서 공천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장관과 김경수 전 지사가 각각 2024년 5월 총선과 2028년 5월 총선에 도전해 의원이 되고 2032년 대선에서 결투를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는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본부장도 동의하고 있다. 송 본부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두 사람이 국회의원을 거쳐 2032년 대선에서 격돌 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을 우려했다. 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매몰돼 있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분위기는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게 걸려있는 10가지의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숨죽여온 친문계가 김 전 지사 출소를 계기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김 전 지사의 사면은 차기 대권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E 의원은 “윤 정부가 싫다는 김 전 지사를 괜히 풀어줬겠느냐”고 반문한 후 “그의 사면은 이재명 대표 견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E 의원은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재명 의원이 민주당 대표직을 계속 유지한다면 내년 총선은 국민의힘의 승리가 확실시 된다. 이점은 민주당의 상당수 의원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문계는 이 대표 퇴진을 위해 반드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차기 총선 전에 이재명 대표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분당(分黨)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지면, 대선도 가망이 없다.
그리고 당은 공중분해 될 것이다, 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혐의)으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가 유죄판결(1백만원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지난 대선 때 이 대표와 민주당이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반환받은 비용 4백34억 원을 토해내야 한다. 민주당은 당사를 다 팔아도 재산이 3백억 원 남짓이다. 지금 민주당의 고민은 그만큼 깊은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선 한 장관과 김 전 지사가 각각 2024년과 2028년 총선에 출마하고 차차기 대선(2032년)에서 맞대결하는 상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김 전 지사를 사면만 시켜주고 복권을 안 시켜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권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이재명계와 친문계의 결집을 차단하는 동시에 ▲한동훈 장관에게 대권도전을 위한 정치수업을 할 시간을 벌게 해 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 장관이 김 전 지사보다 4년 먼저 국회의원이 돼 차차기 대권에 도전하면 인지도나 정치경력 면에서 훨씬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한편 김 전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2024년 총선, 2027년 대선 등에 출마가 제약되더라도 정치적 활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선거출마만 못 할 뿐 정치활동을 못하는 건 아니니 앞으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전 지사가 당분간 공부를 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위험한 이재명 대표 체재’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최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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