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임명 정병화 뉴욕총영사, 부임 1년 만에
중도하차 ••• 뉴저지 출신 정 목사, 휴스턴총영사에 임명

문재인 정권이 임명한 정병화 뉴욕총영사(아래 사진)는 부임 1년 만에 중도 하차 하고 신임 김의환 뉴욕총영사(위 사진)가 42년만에 처음으로 특임공관장에 임명됐다.
본지 예상대로 정병화 총영사 ‘물갈이’ …
후임에 김의환 前 유엔개발계획(UNDP)
반부패 선임자문관 임명
결국 예상대로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정병화(1963년생) 뉴욕총영사는 중도하차 할 수밖에 없었다. 〈본지 2022년 6월 28일자 보도〉
한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정병화 뉴욕총영사 후임에 김의환(1960년생) 전(前) 유엔개발계획(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반부패 선임자문관을 임명했다. 한국 외교관들에게 있어 1급 근무지인 뉴욕총영사의 임기는 대개 2∼3년이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외교부 관례에 따라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2년 근무는 보장 된다. 여타 외교관들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중동이나 아프리카 같은 2,3급 험지(險地)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임기는 통상 1년 6개월에서 2년이다. 1급지의 뉴욕총영사가 이번처럼 부임 1년 만에 물러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당초 본지의 예상대로 친 문재인 정권 인물에 대한 ‘물갈이 성격’ 인사로 보인다.
과거 김대중 정권 당시 18대 뉴욕총영사였던 김항경 총영사가 부임 1년도 안 돼 물러난 것은 승진에 따른 조치였을 뿐이다. 본부 대사였던 그는 2001년 3월 27일 부임해 2001년 11월 외교안보연구원장(본부 1급)으로 영전하면서 불과 8개월 만에 뉴욕을 떠났다. 김 총영사는 이후 외교통상부 차관까지 올랐다.
후임인 19대 조원일 총영사는 뉴욕에서 2001년 11월부터 2004년 9월까지 3년 가깝게 근무 했다.이번 정병화 뉴욕총영사에 대한 인사 조치는 외교부 내에서도 예상됐던 일이다. 본지는 올 4월부터 뉴욕총영사 교체에 대한 취재를 실시했다.
당시 외교부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권 말기에 ‘알박기 인사’로 임명된 정병화 뉴욕총영사가 교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초 뉴욕총영사 ‘깜’이 아니었다”는 말을 했다. 또한 여권 일각에서는 “정 총영사 후임으로는 정영호(1958년생)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겸 대변인(목사·전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선대본 재외동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물망에 오른다”는 말도 나왔다.
본지는 2022년 6월 28일자에 차기 뉴욕총영사 부임 관련기사를 다뤘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본지는 6월 28일자 신문에 “뉴욕총영사에 대한 ‘물갈이성’ 인사가 가을 정기인사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보도되자 정영호 목사는 본지에 만남을 요청했다.
6월 29일 정 목사는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미주동포 출신인 자신이 뉴욕총영사에 임명되면 동포들의 애환을 잘 알기에 한인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솔직히 뉴욕총영사를 하고 싶다”면서 “뉴욕총영사가 되면 동포들의 속사정을 잘 알기에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당시 정 목사는 취재진에게 “윤석열 정부 측에서 내게 원하는 직책을 요구해 와 1순위 뉴욕총영사, 2순위 워싱턴DC 주미대사관 총영사, 3순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 이사장을 써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미국에 온 정 목사는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소재 유니온 장로교신학교에서 1년간 수학한 후 뉴저지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장로교(PCUSA)에서 2009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이후 뉴저지필그림교회(담임 양춘길 목사)에서 부목사로 사역했으며 뉴저지한마음교회와 피츠버그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그는 11년간의 미국생활을 뒤로 하고 지난 2016년 한국으로 귀국했다. 본지 보도 이후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정 목사를 뉴욕총영사에 임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만들어 대통령실로 보내자’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여권 관계자 “전광훈 목사 지지자들이
정영호 목사 뉴욕총영사 임명 반대”
본지 보도와 뉴욕한인들의 움직임, 정 목사의 발언 등은 윤석열 정부 사람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관계자는 “당초 윤석열 정부는 정 목사를 뉴욕총영사에 임명 할 마음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 목사가 지난 4월 뉴욕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데 이어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까지 보도 되자 정권 입장에서 부담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수의 보수단체 인사들은 정 목사의 뉴욕총영사 임명을 원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며 “정 목사의 임명을 반대한 사람들은 주로 전광훈 목사(자유통일당 대표) 지지세력”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정영호 목사의 뉴욕총영사 임명을 반대했던 전광훈 목사 지지세력이란 무엇을 뜻할까.
당초 정 목사는 전광훈 목사와 ‘한배’를 타고 있었다. 정 목사는 자유통일당의 전신인 국민혁명당에서 정책위 의장을 맡을 정도였다. 당시에도 국민혁명당의 당대표는 전광훈 목사였다. 그러던 두 사람의 관계가 어긋난 것은 2021년 10월 전광훈 목사의 뉴욕, 뉴저지 방문 때 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영호 목사는 전 목사 방미에 앞서 선발대로 뉴욕을 방문해 사전점검 책임자 역할을 수행했다. 10월 18일 뉴욕에 도착한 전 목사는 19일 뉴저지 포트리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린 뉴저지자유애국연대 주최 ‘뉴저지 한인지도자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전광훈 목사가 강연자이자 주빈(主賓)이었다.
지난 2021년 10월 19일 뉴저지 포트리에서 열린 행사에서 뉴저지주 로버트 오서(Robert Auth) 하원의원(39지역구)이 주의회 합동 공로상 수상자로 전광훈 목사가 아닌 정영호 목사의 이름을 먼저 호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행사는 ‘전광훈 목사 방미 환영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를 불쾌하게 만든 사건이 행사 중간에 발생했다. 행사 순서에는 전광훈 목사에게 뉴저지주 상하원 합동공로상을 수여하는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상을 수여하는 로버트 오서(Robert Auth) 주하원의원(공화·39지역구)은 전광훈 목사가 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 후 ‘정영호 목사’를 호명했다. 행사장은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상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올라있던 전광훈 목사는 억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이 때 급하게 행사 관계자 A 씨(공화당원)가 단상으로 뛰어 올라가 ‘정영호 목사’가 아니라 ‘전광훈 목사’라고 오서 의원에게 정정해 줬다.
다음은 A 씨의 증언이다.
“전광훈 목사 방미 선발대로 온 정영호 목사가 자신도 상을 받게 해 달라고 내게 요청해 와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상을 받게 해줬다. 이날 행사장에 두 개의 상을 준비해 온 오서 의원이 정영호 목사 이름부터 먼저 부를지 몰랐다. 오서 의원 입장에서 전광훈 목사와 정영호 목사를 헷갈려 했으며 누가 이 행사의 주빈인지 몰랐다. 정영호 목사가 호명됐지만 정 목사는 아예 단상에 올라가지도 않았다. 아마 정 목사 입장에서는 수상식 없이 (전광훈 목사 몰래) 상을 받으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날의 해프닝은 전 목사 측을 화나게 만들었다. 당시 미주국민혁명당의 한 관계자는 “행사 선발대로 온 사람이 어떻게 주인공과 동급으로 상을 받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 후 “정영호 목사가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건 이후로 전광훈 목사가 정 목사를 멀리하기 시작했다”며 “정 목사의 뉴욕총영사 임명이 예상된다는 ‘뉴스메이커’ 보도에 우리 측은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 목사 측이 윤석열 정부 사람들을 상대로 ‘정영호 뉴욕총영사 임명’ 반대 로비를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 측이 ‘정 목사가 뉴욕총영사를 하고 싶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정영호 목사는 결국 12월 26일, 뉴욕총영사가 아닌 텍사스주 휴스턴총영사로 임명됐다.
11년 간의 미국생활 대부분을 뉴욕시 근교에서 살았던 정 목사 입장에서는 생각지 못한 임명이었다. 뉴욕총영사관의 관할지역이 미국 동부의 요지인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 5개 주인데 반해 휴스턴총영사관은 미국 중남부의 텍사스, 알칸사,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주 5개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이에 대해 C 목사(뉴저지)는 “비유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시장을 하고 싶어 했던 사람이 경상북도 상주시장에 임명된 꼴”이라면서 “아마 정 목사 입장에서는 이번 임명이 성에 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정치인→목회자→정치평론가→특임공관장의 길을 걷고 있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국회 수석입법보좌관 20년, 국회 부의장 비서실장(1급),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상근 부대변인, 한나라당 대표 공보특보를 역임한 정치경력을 갖고 있다.
신임 김의환 뉴욕총영사는 누구?
... 윤석열 정부, 42년 만에
처음으로 특임공관장 임명
신임 김의환 주뉴욕총영사는 지난 12월 22일 뉴욕에 부임했다.
특임공관장인 김 총영사는 1960년생으로 1990년 제34회 행정고시 합격 후 국가보훈처를 시작으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독점국 서기관, 부패방지위원회 대외협력과장, 국가청렴위원회 심사기획관,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및 홍보기획관실 선임행정관,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행정심판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17년 국제연합개발계획(UNDP) 반부패 선임 자문관으로 뉴욕에서 근무했고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후 2020년 정년퇴임했다. 그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책학 석사를 취득했다.
지난 12월 13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총영사 임명장 전수식에서 김의환 신임 뉴욕 총영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이 뉴욕총영사에 임명되기는 42년 만에 처음이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지난 1980년 12월, 비외교관 출신인 제10대 김세진 총영사가 뉴욕에 부임해 84년 3월까지 3년 3개월을 근무 한 적이 있었다. 김세진 총영사는 7년간의 유학생활, 13년간의 대학교수 생활을 합쳐 20년 동안 미국생활을 한 인물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42년만에 김의환(28대 뉴욕총영사)이라는 특임공관장을 발탁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김의환 신임 총영사가 국민 권익 보호 경험을 바탕으로 뉴욕에서 국민 보호와 기업 활동 지원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1980년 12월, 제10대 뉴욕총영사에 임명된 특임공관장 김세진 총영사. 윤석열 정부는 42년만에 처음으로 외교관 경험이 없는 특임공관장을 뉴욕총영사에 임명했다.
동포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며 '참 외교관'이란 칭찬을 받은 15대 이현홍 뉴욕총영사.
하지만 뉴욕총영사를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그동안 일부 총영사가 여자문제 등의 비리와 함께 종교편향 논란, 동포언론장악 시도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총영사관 일부 직원들의 고압적인 자세, 불친절 등은 신임 총영사가 해결 할 과제이다. 그동안 뉴욕에서 적지 않은 총영사가 보여준 행태는 지역 한인들로 하여금 “총영사가 총독인가?”라는 비난을 받게 만들었다.
70대의 전직 뉴욕직능단체장 D 씨는 “신임 김의환 뉴욕총영사가 ‘총독’이란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진짜 외교관’이라 불렸던 15대 이현홍 총영사의 경우처럼 동포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며 ‘발로 뛰는’ 외교관의 위상을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세계의 중심 뉴욕에, 42년 만에 처음으로 특임공관장을 임명한 것은 어찌 보면 큰 모험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뉴욕=임은주 기자
서울=최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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