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에선 대리주차 팁
2달러가 기본 ••• 3달러 요구하는 업소도 등장
팁 올랐지만 서비스는 여전히 낙제점
••• 차량 내 물품 도난·차체 흠집 일쑤
▲사례 1
최근 플러싱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대리주차(발렛 파킹)를 한 김모(57·뉴욕 올드타판)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 씨가 타민족 주차원에게 “고맙다”며 팁을 1달러 줬더니 주차원이 대꾸도 안하고 인상을 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에 화가나 이 같은 사실을 식당 매니저에게 알렸다.
하지만 매니저의 발언은 김 씨를 더욱 어이없게 만들었다. “요즘 발렛 파킹 팁, 1달러 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주차원이 화나서 인상 쓰죠. 적어도 2달러는 주셔야죠. 그리고 발렛파킹 주차원은 우리 식당 직원이 아니니까 저희에게 항의하지 마세요” 식당 매니저의 이 말에 김 씨는 할 말을 잃었다.
‘이들처럼 예의 없는 사람들과 언쟁을 해봤자 소용 없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김 씨는 다시는 이 식당을 이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김 씨는 “오랜만에 한인식당을 찾았다가 기분만 잡치고 망신만 당했다”며 “팁이란 것이 성의 표시인데 식당 매니저나 주차원이나 예의가 없다”고 말했다.
▲사례 2
얼마 전 뉴저지의 한 한인식당을 찾은 강모(여·48·뉴저지 릿지필드)씨는 대리 주차 팁을 1달러 줬다가 한인 주차원으로부터 ‘점잖은’ 충고를 들었다. 50대의 주차원은 강 씨에게 “요즘 1달러 팁 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한인식당에 잘 안 다니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차원은 “차량 2대에 5달러 주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우리도 좀 먹고살자”고 웃으며 말했다.
강 씨는 “주차원이 버릇없이 말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면서 “아무튼 주차원의 말에 1달러를 더 팁으로 줬다”고 전했다. 강 씨는 “요즘 추세가 기본이 2달러라는데 어쩌겠냐”며 “대리주차 팁이 무서워서 어디 발렛 파킹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팁이라는 것이 원래 성의 표시지만 최근 뉴욕, 뉴저지 한인사회에서는 대리주차 팁이 오른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한인 주차원들은 그런 일이 별로 없지만 주차대행 회사 소속 타민족 주차원에게 1달러 팁을 주면 인상을 쓰거나 “고맙다”라는 말을 듣기 쉽지 않다. 본지 취재결과 업소를 찾는 한인 고객들 상당수가 2달러의 팁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퀸즈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양모(51)씨는 “발렛 파킹을 할 때 2달러 팁을 주기 시작한 지 2년쯤 된다”며 “요즘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도 2달러를 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양 씨는 “3달러 팁을 요구하는 타민족 주차원을 만난 적도 있다”며 “하지만 팁이 인상됐다고 발렛 파킹 서비스가 좋아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맡긴 차량에 흠집(스크래치)이 나거나 차량 안의 동전이나 선글라스 같은 물품이 없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인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신모(60·뉴저지 포트리)씨는 “언젠가는 차량 내에 있던 1달러짜리3장과 25센트짜리 동전 10개가 없어져 식당 측에 항의했더니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식당 측은 주차대행업체에 항의를 하거나 업체를 상대로 고소를 하라고 말했다”며 “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발렛 파킹을 하는 업소는 아예 찾지를 않는다”고 전했다. 주차봉사료의 인상, 차량 흠집 및 차내 물품 도난 우려 등으로 인해 대리주차 업소를 기피하는 한인들은 비단 신 씨 뿐만 아니다.
많은 한인들이 대리주차 팁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인 3명이 각자 차를 대리주차 했다가 주차원이 10달러를 팁으로 요구한 사례도 있다. 또한 주차원이 4대의 차량에 대해 12달러를 달라고 요구한 경우도 있다 대리주차 팁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서비스는 예나 지금이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타민족 주차원들의 불친절도 원인이 되고 있다. 적지 않은 한인들이 약속을 정 할 때 업소의 주차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뉴욕시 리틀넥에 거주하는 제니퍼 리(39)씨는 “난 발렛파킹을 하는 업소는 아예 이용 하질 않는다”며 “차라리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주변 동네에 직접 주차를 하고 업소까지 걸어가곤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차량 흠집, 물품 도난, 불친절을 모두 몇 번 씩 겪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일을 당하면서 팁을 줘야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 씨는 “한인 주차원들에게는 별다른 불만이 없다”며 “문제는 업소와 계약을 맺은 주차대행업체의 타민족 주차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의 이 같은 불만은 다수의 한인고객들이 수긍하는 부분이다. 한인 주차원을 직접 고용한 업소는 한인들의 감성을 잘 알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어렵지 않게 해결한다.
반면 주차대행 업체와 계약한 업소들은 문제가 생기면 ‘나 몰라라’, ‘배 째라’ 식이 대부분이다.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미안해 하고, 함께 걱정해 주는 배려심이 부족한 것이다. 한인 주차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뉴저지 A식당 업주는 “대리 주차 팁은 앞으로도 조금씩 계속 오를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팁이 오르는 만큼 업소 측도 책임감을 갖고 고객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난 주차원들에게 ‘고객들에게 팁을 강요하지 말라’, ‘절대 친절 하라’,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사과하고, 업주나 매니저에게 즉각 보고하라’고 교육 시킨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업주는 “지금 같은 불경기에 대리주차에 불만을 품은 고객들이 해당업소를 찾지 않는다는 것은 전적으로 업소의 책임”이라면서 “한인업소들이 대리주차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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