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강조하는 美 민주당과 북한인권
외면하는 韓 민주당은 엄연히 다른 존재
미국의 좌파정당 민주당은 항상 북한을 비롯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 강경 대응해 왔다. 이 점이 한국 더불어 민주당과 크게 다른 점이다.
한국인들의 오해 ••• “미국 민주당
정권은 친북·친중 노선을 걷게 될 것”
필자는 지난 2020년 11월 3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소음공해에 시달렸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카톡’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이 소리가 듣기 싫어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놨다가 중요한 정보를 놓치기 일쑤였다. 어쩔 수없이 전화기 소리를 정상적으로 해 놓고 지내야만 했다.
어떤 날은 카톡이 한국과 미국의 지인들로부터 1백개 넘게 온 적도 있었다. 카톡 내용의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이었다. 보낸 사람들의 정치성향이 대부분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는 우파라서 그런지 미국의 우파 대통령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진정한 우파일까.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가 진정한 자유우파 일까. 많은 한국인들과 미주동포들이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필자는 궁금해서 그들에게 물어봤다.
“왜 백인우월주의자이면서 거짓말도 잘하는 트럼프를 지지하세요?”
그들의 대답은 단순했다. “트럼프의 공화당만이 북한과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대할 수 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친북·친중 정책을 펼칠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자유우파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트럼프의 공화당 정권만이 친북·친중 노선을 걷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의 민주당은 한국 민주당처럼 좌파 아니냐? 바이든의 당선은 결국 문재인 정권만 좋은 일시키는 것이다”
이들의 말은 과연 맞을까. 미국에 35년 넘게 살며 많은 미국 정치인들을 만나고, 미국 정치를 공부한 필자가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도 이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과연 이들의 말처럼 미국 민주당 정권은 한국 민주당처럼 북한, 중국과 가깝게 지내려 할까. 이는 한국인들이나 미주동포들이 미국 민주당을 너무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이 말은 미국 민주당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민주당은 중도우파 성향의 보수주의 정치인부터 사회주의 좌파 성향의 정치인들까지 구성원들이 매우 다양한 ‘정치색깔’을 갖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빅 텐트(Big Tent)’ 정당인 셈이다. 제 46대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중도주의자이다.
민주당내 중도주의 그룹은 ‘신민주연합(New Democrat Coalition)’으로 대표된다. 이 그룹은 1988년 공화당 소속 조지 H. W. 부시가 민주당을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만들어졌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지하며 198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간 미국 민주당을 이끈 세력이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바이든 당선인을 비롯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등이 있다.
물론 미국 민주당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같은 사회주의 정치인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민주당을 한국 민주당과 같은 친북좌파 정당이라고 칭하면 이는 큰 잘 못이다. 과거 한국 민주당이 바이든의 당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하지 못하고 있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었다. ‘돌연변이 정치인’ 트럼프가 자신들과 함께 ‘북핵 쇼’를 연출한데 비해 정통 정치인의 길을 걸어 온 바이든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당나귀 모습의 미국 민주당 로고와 한국 '더불어 민주당' 로고
1994년 6월 북폭(北爆) 추진
클린턴 민주당 정권이 시도
‘민주주의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좌는 폭력과 테러를 일삼는 극좌가 아니다. 물론 한국 민주당처럼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정권과 가깝게 지내려는 친북, 친중 좌파세력도 아니다. 이는 합리적 진보세력을 말하며 미국 민주당이 대표적인 예인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미국 민주당을 싫어한다.
민주당은 동성애, 임신 중절 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주의적인 공화당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이다. 역사적으로 미국 민주당의 주 지지층은 유색인종, 농민, 노동자, 소수 종교 신자들,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에는 전문직과 고학력층이 대거유입 된 상태이다.
위에 열거한 얘기는 미국내의 이슈지만 눈을 국방과 외교 부분으로 돌리면 미국 민주당은 공화당 못지않게 보수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유럽국가들이 바이든의 당선을 누구보다 반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당 정권은 과거 공화당 정권과 마찬가지로 동맹(同盟)과 국제주의(Internationalism)
그러나 과거 트럼프 정권이 보여준 행태는 미국의 전통적 행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트럼프는 한국, 일본, 독일을 비롯한 동맹국가들에게 지나친 방위금 분담을 요구하고 동맹국들이 자신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미군 철수’로 친구 나라들을 겁박(劫迫)해 왔다. 이는 전통적인 미국의 대외정책과는 거리가 매우 먼 돌출행동이었다.
미국 대선 직전 상당수 한국인들은 미국 민주당 정권이 북한의 핵을 용인하고 북한과 중국을 친구로 삼으려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몰라도 너무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기우(杞憂)일 뿐이다. 미국은 2차 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공화당이 집권하든 민주당이 집권하든 대외정책은 크게 변화시키지 않았다.
어떨 때는 민주당이 공화당 보다 더 보수적인 색채를 띨 때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94년 6월 클린턴 정부의 ‘북폭 추진’때 였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삼았던 북한의 핵연료봉 교체가 시작되자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페리 당시 국방장관은 이해 3월 30일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 시키겠다”며 항공모함 2대를 한국 해역에 급파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훗날 자서전에서 당시 전쟁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는 결심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백악관의 긴장된 순간을 CNN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1994년 6월 15일, 백악관에서의 긴장된 순간. 페리 국방장관과 존 셸리캐슈빌리 합참의장이 클린턴 대통령과 고위관료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3만7천명의 주한미군을 실질적으로 보강하는 세 가지 방안에 대한 브리핑이었다. 펜타곤은 '중간안'을 주장했다.
병력 1만명을 증파하고 F-117 스텔스기를 발진시키며 장거리 폭격기와 함께 항공모함을 한반도 또는 그 부근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이었다. 페리는 '하루면 한국에 주요 병력을 추가배치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미국 민간인을 소개하기 직전 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 25일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클린턴의 북폭 계획을 말린 것을 아쉬워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영변 핵시설 북폭 계획을 말리지 않았으면 지금쯤 한반도는 비핵화 됐을 것이다.”
물론 미국 민주당 정권은 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대신 외교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언제나, 늘 그러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오히려 공화당 정권이 몸을 사릴 때도 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는 북한을 ‘악의 축’ 중 하나라고 비난하면서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두 번째 임기 때는 태도가 부드러워지더니 북한 핵무기 문제를 다룰 6자 회담 등 불필요한 협정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반면 민주당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의 헛소리에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점이 미국 민주당이 한국의 민주당과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주동포들이나 한국인들은 미국 민주당을 절대 한국 민주당의 기준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
과거 한국 민주당과
북한은 바이든의 당선을
쉽게 축하하지 못했다
미국 민주당이나 한국 더불어 민주당이나 영문표기는 ‘데모크라틱 파티(Democratic Party)’로 똑같다.
그러나 영문표기가 같다고 해서 두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이 같은 것은 아니다. 사회자유주의자들이 대부분인 미국 민주당 유권자들은 공영 의료 보험을 지지하며 특히 동성애, 낙태 허용법, 엄격한 총기 규제, 환경 보호법 등의 제정을 원한다.
또한 민주당 구성원의 상당수는 다문화주의를 옹호하며, 이민자들이 미국화 되기보다는 고유의 문화를 지키며 미국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도 허용한다. 한인 같은 소수민족들이나 갓 이민 온 이민자들에게 있어 민주당은 매력적인 정당으로 비춰질 수 있다.
반면 한국 민주당은 어떠한가. 당내의 다양성을 배제하고 한 목소리만을 내야하며 무조건 당론을 따라야만 한다. 말로만 민주(民主)이지 전혀 민주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태섭 전 의원처럼 바른말을 했다가는 ‘왕따’나 ‘조리돌림’을 당하기 일쑤이다.
또한 한국 민주당은 의원들 개개인이 이른바 '개딸' 또는 '문빠’로 불리는 극렬 이재명,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하다. 만약 ‘리벌리스트(Liberalist : 자유주의자)’가 대다수인 미국 민주당 관계자들이 한국 민주당의 현실을 안다면 당명(黨名)을 바꾸라고 요구 할지도 모른다. 또한 한국 민주당은 국민들을 갈라치기하며 ‘내로남불’에 능하다.
내편은 잘 못해도 괜찮고, 상대방의 잘 못에는 인정사정이 없다. 예를 들어 조국, 추미애, 윤미향, 한명숙 등의 잘 못은 눈 감아 주고 이명박, 박근혜의 잘 못에 대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 과거 바이든이 당선 일성(一聲)으로 “미국을 화합, 단결, 치유시키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한 말은 한국 민주당이 가슴깊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정책을 수정하지 않고, 환골탈태(換骨奪胎)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한국은 계속해서 국론분열 상황을 겪을 것이다. 한국 민주당이 단 한번이라도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던가. 반면 미국 민주당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점 역시 북한 김정은과 한국 민주당이 과거 바이든의 당선을 쉽게 축하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좌파라고는 하지만 한반도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공화당보다 더 강경 할 수도 있는 미국 민주당의 집권이 그들에게 그저 떨떠름할 뿐이었다.

북한 노동당이나 한국 민주당은 한 목소리만 내고 있는 조직이다. 미국 민주당처럼 다양한 목소리가 들리는 정당이 아니다. 당내 목소리가 획일적이고 남 탓에 능하다보면 독재정권이 되기 쉽다. 그러나보니 다수의 국민들이 한국 민주당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다. 반면 상당수 호남인들과 '개딸', '대깨문'만이 민주당을 떠받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한국 민주당은 호남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지역정당인 셈이다. 한국 민주당은 미국 민주당의 공정과 다양성, 자유주의와 합리주의를 본 받을 필요가 있다. 좌파라고 해서 같은 좌파가 아니다.
불통(不通)의 친북좌파 정당과 합리적인 진보좌파 정당은 엄연히 다른 존재이다. 이 점이 바로 한국 민주당과 미국 민주당의 큰 차이점인 것이다.
임종규 편집인 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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